親노동정책 역설… "인건비 142조 늘고 매출 323조 감소"

    입력 : 2018.01.18 03:10

    유럽 최대 컨설팅업체 분석

    최저임금 1만원·근로시간 단축 등 실현되면 中企 감당 못할 부담
    "산업·지역·직능별 차등적용 필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3대 노동 정책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이 연간 142조원에 이르고, 기업 매출감소 예상액은 연 3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인건비 부담과 매출 감소분을 합하면 올해 정부 예산 429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유럽 최대 컨설팅 업체인 독일 롤랜드버거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연 75조6000억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66조1000억원 추가 비용이 생기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323조원에 이르는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노동 정책이 중소기업의 생존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롤랜드버거는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연구에서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목표가 모두 실현됐을 때를 가정해 연간 추가 인건비와 매출 감소액을 추정했다.

    3대 친노동 정책으로 늘어나는 기업 부담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고, 현재 최대 68시간인 근로시간을 올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32%인 비정규직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14%)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사업장이 주로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며 "중소 제조기업의 47%가 대기업 협력업체인 상황에서 부담 전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롤랜드버거는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나이·산업·지역·직능별로 차등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 영세 업종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을 낮추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과도하게 빠른 단축 속도가 중소기업 인력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3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에 대해 최대 8시간의 연장 근로 허용안을 제시했다. 한국의 경우 정부안대로라면 올 하반기부터 2021년 7월까지 앞으로 3년간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주당 기준 근로시간이 40시간인 일본은 1988~ 1997년 10년간 8시간을 줄였고, 가장 단축 속도가 빨랐던 프랑스도 1998~2001년 4년에 걸쳐 기준 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4시간을 줄였다.

    중기중앙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가 참여한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가 롤랜드버거에 연구 용역을 맡긴 것은 연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기중앙회 등 중기 단체에서는 이번 연구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롤랜드버거는 1967년 설립된 컨설팅 업체로 미국 맥킨지·보스턴컨설팅그룹·베인앤컴퍼니와 함께 세계 4대 컨설팅업체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2016년 세계적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할 때 자문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 관계자는 "롤랜드버거는 민간 기업뿐 아니라 독일 정부 등 공공기관 컨설팅 경험이 많은 업체"라며 "2003년 유럽의 환자라고 불린 독일을 이제 완전고용 수준으로 이끈 '하르츠 개혁'을 벤치마킹하는 차원에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노동계의 일방적인 주장이 법제화가 되는 분위기가 됐다"며 "선진국 사례 등을 객관적으로 봐야 노사 갈등을 줄이고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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