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 데까지 간 現 정권 對 前前 정권 복수극

      입력 : 2018.01.18 03:19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일 검찰 수사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검찰 수사는)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더 이상 다른 사람 괴롭히지 말고 나에게 책임을 물으라"고 했다. 이에 앞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 말대로 지금 수사와 조사는 정치 보복이다. 하지만 이 복수극을 촉발한 것은 이 전 대통령 시절 노 전 대통령에게 했던 정치 보복 수사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는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국정원과 군(軍) 사이버 사령부가 인터넷 댓글을 통해 정치 개입을 했다는 사건에서 출발해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120억원대 비자금 문제 수사가 추가됐다. 새해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간부들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억원을 상납받았다는 사건 수사도 본격화됐다. 검찰뿐 아니라 지난 2016년 다스 세무조사를 했던 국세청도 1년여 만에 다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그야말로 총력 보복이다.

      우리 역사에서 모든 정치 보복은 구체적 혐의를 갖고 이뤄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검찰이 조만간 국정원 특수활동비나 다스 문제를 놓고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해 만신창이로 만들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하게 될 것이다. 누구든 잘못을 저질렀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지금 보도되는 이 전 대통령 측 혐의 중엔 도를 넘은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정치 보복과 비리 수사는 종이 한 장 차이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문제에서 자유로운 정권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 가족이나 측근 비리와 상관없는 대통령은 또 얼마나 되나.

      한국 역사를 아는 외국인들이 "한국이 이제 (서로 물고 뜯던) 과거의 본모습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보복의 쳇바퀴가 도는 걸 보면 이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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