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크게 훼손돼 흉물로 전락, 주민들이 철거 원해", "세계적 거장 작품 철거는 무지한 행동"...해운대 설치미술 작품 철거 논란

    입력 : 2018.01.17 17:55

    부산 해운대구가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돼 있던 세계적 설치미술 거장의 작품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구청 관광시설사업소는 지난달 11일부터 17일 사이 해운대해수욕장 만남의 광장 인근에 있던 설치미술의 거장 데니스 오펜하임(미국)의 작품 ‘꽃의 내부’를 철거했다. 스테인레스와 폴리카보네이트(플라스틱의 일종)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국제공모를 거쳐 2010년 12월부터 3개월여 동안 국·시비 8억원 가량을 들여 만들어졌다.
    ‘꽃의 내부’는 가로 8.5m, 세로 8m, 높이 6m 규모로 당시 62세였던 데니스 오펜하임이 2011년 1월 암으로 사망해 유작이 됐다. 2011년 3월 완공식에는 유족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작품을 직접 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완공 이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사진 찍는 배경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플라스틱이 해풍에 부식되는 등 방치되다가 2016년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곳곳에 큰 손상을 입는 등 훼손이 심했다. 상황이 이렇자 작품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 등이 많아 해운대구는 지난달 작품 철거를 최종 결정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유명 작가의 작품의 이전과 철거 등이 있을 경우 해당 작가나 가족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관례”라며 “그런 과정도 없이 철거를 진행한 것과 철거를 알려 주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 측은 “지난해 2월 부산비엔날레 측과의 통화에서 당시 작품 소유권이 구청에 있다는 답변을 들었고 비슷한 시기 부산미술협회와 현장을 둘러 봤을 때 철거 의견이 제시됐다”면서 “이 같은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철거 때는 별도로 관련 내용을 통보하지 않은 것 뿐이며 작고한 작가의 가족에게 연락을 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chosun.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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