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평창 홀대… 北노동당 행사 때보다 특사 級 낮췄다

입력 2018.01.17 03:03 | 수정 2018.01.17 08:23

[시진핑, 文대통령 잇단 참석 요청에도 서열 7위 파견]

노동당 70주년땐 서열 5위 특사… 평창엔 서열 가장 낮은 상무위원
"동계올림픽에 상무위원은 처음" 정부는 홀대로 볼 수 없다며 해명
중국이 다음 올림픽 개최국인데 시진핑 폐막식 참석도 확답 안해

한정
중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정(韓正·사진) 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내겠다는 방침을 우리 정부에 알려온 것은 지난주 초쯤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 국빈 방문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평창올림픽에 초청했지만 중국은 당 서열 7위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진핑 주석과 전화통화를 하며 다시 시 주석에게 '폐막식 참석'을 요청했지만 역시 확답을 듣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열 7위', 과거 대북 특사보다 낮아

당초 정부 내에는 시 주석의 평창 참석을 다소 낙관하는 시각이 있었다. 중국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만큼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호응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시 주석이 직접 참석했던 것도 이런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중국이 파견하겠다고 통보한 한 상무위원은 중국의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가장 서열이 낮다. 2015년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중국이 파견했던 류윈산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서열 5위)에 비해서도 격이 낮은 셈이다. 게다가 문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정부가 그동안 시 주석을 평창에 초청하기 위해 여러 채널로 공을 들였다는 점들 때문에 '중국이 한국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이 소치 동계올림픽 외에 다른 역대 동계올림픽에 국가지도자급인 상무위원을 보낸 적이 없다"며 "중·러가 역대 최고의 밀월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상무위원을 보내는) 중국의 결정을 홀대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상무위원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 출신으로 분류된다. 드물게는 1979년 공산당 입당 뒤 공산주의청년단 중심으로 활동해 공청단파(共靑團派)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시 주석의 직계는 아니다. 다만 2006년 천량위(陳良宇) 당시 상하이 당서기가 부패 혐의로 실각한 직후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2007년 봄 상하이 당서기로 긴급 투입된 시 주석을 잘 보좌해서 현재 상무위원까지 오르게 됐다고 한다. 한 상무위원은 2012년 상하이 당서기 부임 첫해 부산을 찾은 적이 있지만 한반도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다.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경제를 총괄하는 상무 부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아베 참석 여부와 폐막식이 변수

미국은 이미 평창 동계올림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국가적 도핑 문제로 참가 자격을 박탈당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창에 올 이유가 없어진 상황이다. 개막식에 참가할 만한 주변국 정상으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밖에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 유럽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평창올림픽 참가는) 국회 일정을 보면서 검토하고 싶다"며 "하루라도 빠른 예산 성립이야말로 최대의 경제 대책으로, 국회에서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16일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올림픽도, (일본의) 국회도 매우 중요한 정치 과제이므로 잘 조정해서 모두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아직 참석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한파로 분류되는 니카이 간사장은 "위안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대로지만 모두 중요하므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해 가고 싶다"고도 말했다.

우리 정부가 시 주석 등의 폐막식 참석을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베이징이 다음 올림픽 개최지이기 때문에 폐막식에 시 주석이 와서 올림픽기를 건네받는 모양새도 좋다"고 말했다.


중국, 평창에 '서열 7위' 보낸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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