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미세먼지 비상조치

    입력 : 2018.01.17 03:15 | 수정 : 2018.01.17 08:50

    비상저감조치 발령했던 그제는 미세먼지 농도 떨어졌고
    정작 해제하고 난 어제는 '터널속 수준'으로 수치 치솟아
    '이틀연속 고농도 예상때만 조치' 조건 탓… 오늘 또 "발령"

    지난 14일부터 사흘 연속 중국발(發) 미세 먼지(PM2.5)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각종 발암성 물질이 든 미세 먼지를 국민이 속수무책으로 들이켜야 했다. 수도권에선 17~18일에도 미세 먼지가 '나쁨'(50㎍/㎥ 초과) 수준으로 예보돼 올겨울 들어 최악의 미세 먼지 공습 사태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환경 당국이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비상조치)를 발령한 날은 미세 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고(15일), 비상조치를 해제한 이후 미세 먼지 농도가 급상승(16일)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환경 당국은 "미세 먼지 예보가 워낙 어렵다"고 말하지만 "'청개구리 예보' 때문에 고통당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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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된 15일(왼쪽)과 비상조치가 발령되지 않은 16일(오른쪽) 서울 종로구의 모습. 일 평균 미세 먼지 농도(오후 8시 기준)가 83㎍까지 올랐던 16일 같은 지점을 찍은 사진에선 짙어진 미세 먼지 때문에 멀리 있는 건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16일 미세 먼지 농도는 15일(일 평균 50㎍)보다 더 높았지만, 정부가 정한 조건 때문에 16일에는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되지 않았다. /뉴시스·성형주 기자
    전국 실시간 대기 오염도 공개 홈페이지(에어코리아)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 서울시 성동구의 미세 먼지 농도가 134㎍까지 치솟는 등 수도권 지역의 미세 먼지 농도가 이날 온종일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에선 한때 218㎍, 인천에선 170㎍까지 수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입자가 워낙 가늘어 폐포까지 침투하고 혈관을 타고 뇌까지 이동하는 미세 먼지 특성상 이 정도 농도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발령됐던 비상조치는 정작 미세 먼지 농도가 최고조에 이른 16일 발령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지난 14일 저녁 "15일 미세 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돼 15일 하루 비상 저감 조치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가 발령되면 수도권 공공·행정기관 임직원은 차량 2부제를 적용받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사업장·건설 공사장은 조업을 단축한다. 특히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운행' 조치를 별도로 시행한다.

    하지만 15일 출근 시간대(오전 6~9시) 서울시의 미세 먼지 농도는 22~28㎍ 수준으로 평상시 겨울철 농도와 비슷했다. 15일 오후부터 미세 먼지 농도가 다시 상승했고 16일 수도권 지역의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지만 환경부는 '이틀 연속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라는 비상 저감 조치 발령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15일 오후 9시 비상조치를 오히려 해제했다.

    17일엔 다시 비상조치가 발령된다. 환경부는 "16일 0시~오후 4시 사이 16시간 평균 미세 먼지 농도가 서울 85㎍, 인천과 경기도가 각각 102㎍으로 '나쁨'과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나 17일 수도권 지역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17일 오전 6시~오후 9시 사이 서울시 본청, 자치구, 산하기관, 투자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주차장 360곳을 폐쇄하고, 출근길(첫차~오전 9시)과 퇴근길(오후 6~9시)에 서울시 관할 버스와 도시철도를 무료 운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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