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가족 살해 한국인… 그는 왜 악마로 돌변했나

조선일보
  • 김은정 기자
    입력 2018.01.17 03:08

    얼굴 등 상처… 아내와 몸싸움한듯 "술 취해 당시 상황 기억 안난다"
    현지언론 "美 초콜릿社 한국대표"

    홍콩 여행 중 아내와 7세 아들을 살해한 40대 한국인 가장이 경찰에 체포됐다. 사업 실패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현지 매체는 이 남성이 세계적 브랜드의 초콜릿 회사 한국 대표(CEO)라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14일 홍콩 웨스트 카우룽 지역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 스위트룸에서 흉기에 찔린 채 숨져 있는 송모(여·43)씨와 아들(7)을 발견했다. 송씨 목엔 여러 곳의 자상(刺傷)이 있었다. 아들 김군 역시 목을 깊이 베였다. 현장엔 길이 13㎝의 흉기가 떨어져 있었다.

    현장에 있던 가장 김모(43)씨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김씨는 술에 취해 의식이 흐릿한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의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김씨 얼굴과 손가락에 가벼운 상처가 나 있어 송씨와 약간의 몸싸움을 벌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호텔 폐쇄회로 TV를 분석한 결과 김씨는 이날 호텔 내 술집 두 곳에서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신 뒤 방으로 돌아갔다.

    홍콩 경찰이 출동한 것은 김씨가 건 전화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7시 한국에 있는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에 실패해 막다른 지경에 몰렸다"면서 "가족과 함께 자살할 것"이라 말했다. 이 친구는 한국 경찰에 이런 사실을 신고했고, 주홍콩 한국 영사관이 홍콩 경찰에 연락해 김씨 가족의 소재지로 찾아갔다. 김씨 가족은 지난 6일 홍콩에 입국해 마카오를 여행한 뒤 10일 홍콩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범행이 발생한 이날 호텔에서 퇴실할 예정이었다.

    홍콩 빈과일보는 김씨가 미국 유명 초콜릿 기업 한국 대표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씨가 최근 한국에 10여 곳의 매장을 냈지만 자금 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줄줄이 폐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씨는 현지 경찰 조사에서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막다른 지경에 몰린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술을 마시고 취한 것은 기억이 나지만, 이후 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한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는 현재 홍콩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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