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들이 우리 전술 이해하겠나… 조직력 걱정스럽다"

    입력 : 2018.01.17 03:05 | 수정 : 2018.01.17 07:19

    [평창 D-23]

    머레이 한국 女아이스하키 감독
    "남북 하나되는 건 굉장한 일… 다만 하려면 일찍 시도했어야

    '단일팀 탓에 부진' 변명하기 싫다
    선수 기용에 압박받지 않길 원해… 오직 잘하는 선수만 빙판에 설 것"

    머레이 감독은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감독은 미국 미네소타에서 한국 선수들과 함께 올림픽에 대비한 3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왔다. 대표팀은 17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머레이 감독은 "이렇게 카메라가 많은 걸 보니 심각한 일이 생긴 모양"이라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갑작스러운 단일팀이 올림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사라 머레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에서 작전 지시를 하는 모습.
    사라 머레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에서 작전 지시를 하는 모습.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머레이 감독은 선수 기용에 큰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는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단지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뛰길 원한다"며 "남한 선수, 북한 선수 구분 없이 오직 잘하는 선수만이 빙판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팀 조직력에 대해선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북한 선수들을 추가로 투입하는 건 팀 조직력에 위험하다(dangerous)"고 했다. 이유를 묻자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반면 북한 선수들은 우리와 다른 훈련을 받아왔다"고 했다. 그는 3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선수들이 대표팀 전술을 이해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레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단일팀 때문에)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된다"며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에 갈 만한 자격이 있다"고 했다.

    ―미리 연락을 받았는가.

    "지난해 6월에 단일팀 얘기를 들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때 우리는 '오랜 기간 우리끼리 훈련해 왔는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우리끼리는 '만약 단일팀을 하려면 지금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팀 조직력이다. 올림픽이 임박해서 새로운 (북한) 선수를 보태는 건 위험한 일이다. 우리 선수들이 명백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선수들은 지금의 자리를 얻기 위해 충분히 노력해 왔다. 나는 나중에 올림픽에서 '단일팀 때문에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는 변명을 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지금 벌어진 일을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북한 선수 중 기억나는 인물은.

    "북한에도 괜찮은 선수가 있었다. 특히 수비수 23번(원철순) 선수는 좋았다. 그는 얼굴로 슈팅을 막아냈다.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북한 선수를 추가로 투입하는 건 좋지만, 10명의 선수를 넣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단일팀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다른 나라들이 이번 단일팀의 정치적 뜻은 이해해 줄 걸로 본다. 남북이 올림픽에서 스포츠로 하나가 되는 건 굉장한 이야기다. 다만 하려면 일찍 시도했어야 한다. 나는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이미 올림픽이 너무 임박했다."

    ―단일팀이 되면 운영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2~3명을 넣으면 괜찮다. 하지만 35명의 선수는 벤치에 앉을 자리도 없을 것이다. 선수들을 만나면 '우리가 현 문제를 바꿀 순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말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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