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태극기 포기하고 한반도기' 北이 말 꺼내기도 전에 기정사실화

조선일보
  • 김진명 기자
    입력 2018.01.16 03:04

    도종환 장관 방침에 野 반발 "北과 협의도 전에 끌려다니나"

    평창올림픽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 때 한반도기를 들겠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개최국으로서 자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지 못하는 건 당당하지 못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북한과 협의도 하기 전에 북이 원하는 카드를 다 내주며 끌려다닌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국회 평창올림픽 특위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 시 한반도기를 들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개최국으로서 국가 정체성인 태극기 없이 입장하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한 동계올림픽에서 태극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건 국가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북한과 평창 실무회담을 하기도 전에 한반도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북한의 '승낙'을 기다리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에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때도 한반도기를 들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올림픽이라는 상징성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감안하면 아시안게임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과거 한반도기를 흔들고 미모의 북한 응원단이 오면 대서특필했지만 결과는 핵·미사일 개발이었다"고 했다.

    여론의 반대가 심한 남북 단일팀 문제에서도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평창 참석 의사를 밝히기도 전인 작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남북 단일팀' 구성 의사를 밝혔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선 우리 측이 먼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 '갑(甲)'의 지위를 다 넘겨준 모양새"라고 했다.

    북한이 14일 관영매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며 "평창에 내려갈 대표단을 태울 버스·열차는 아직 평양에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우리 저자세를 이용한 갑질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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