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代문화 축소판'… 고령서 대가야 유물 1000점 발견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8.01.16 03:04

    '가야사 복원' 대규모 발굴 성과… 백제·신라 등 활발한 교류 입증

    고령 지산동 고분군 B구역 제3호 묘. 말안장, 재갈, 등자 같은 마구와 토기들이 나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B구역 제3호 묘. 말안장, 재갈, 등자 같은 마구와 토기들이 나왔다. /대동문화재연구원

    고대 삼국 문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스페셜 에디션'이다. 경북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 발굴 조사에서 6세기 대가야와 고구려·백제·신라의 활발한 교류를 짐작하게 하는 유물 1000여점이 쏟아져 나왔다. 후기 가야연맹체의 맹주국이었던 대가야는 한반도 고대 문화의 압축판으로 불려왔다. 이번 발굴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지시한 직후인 6월 21일 시작된 대규모 발굴 결과라 더욱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이 시행한 '지산동 고분군 정비 부지에 대한 발굴'에서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말에 이르는 고분 74기가 새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A구역 2호 석실묘(돌방무덤)에선 금동제 관모(冠帽)와 손잡이 끝에 둥근 고리가 있는 큰 칼 환두대도(環頭大刀)가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각각 백제·신라의 유물과 닮았다. 배성혁 대동문화연구원 조사실장은 "금동관은 안쪽 관 꼭대기에 U자를 뒤집은 형태의 테두리가 있다는 점에서 백제 것과 비슷하고, 환두대도 고리에 잎사귀 세 개를 새긴 삼엽문(三葉文)이 보이는데 주로 신라 지역에서 많이 출토되는 것"이라고 했다.

    고구려 벽화에 주로 보이는 마구(馬具)도 나왔다. 대가야 무사들이 사용했을 철제 투구와 함께 말에 오를 때 발을 디디는 등자(鐙子), 재갈, 말안장 등이 출토됐다. 특히 말 등에 꽂는 기(旗)꽂이는 60㎝ 길이로 뱀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인데, 고구려 고분 벽화인 퉁거우(通溝) 12호분 벽화에서 비슷한 기꽂이가 철갑으로 무장한 무사의 말 등에 꽂힌 것을 볼 수 있다.

    로운 형식의 순장(殉葬) 무덤도 확인됐다. 기존 지산동 고분군의 순장 방식은 구덩이처럼 판 석곽 무덤에 여러 명을 순장한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엔 작은 무덤 안에 순장용 곽을 하나 더 만든 것이 이채롭다. 배 실장은 "대가야에서 귀족뿐 아니라 작은 무덤을 쓴 무사나 하급 관리도 순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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