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날아온다" 하와이 대소동

    입력 : 2018.01.15 03:03

    하와이 州정부 '훈련이 아니다' 토요일 아침 긴급 문자메시지
    곳곳서 비명·교통마비 '패닉'… 백악관도 발칵, 트럼프 골프 중단
    38분후 '위협 없다' 정정 메시지 "비상관리국 직원, 버튼 잘못 눌러"

    '탄도미사일 위협이 하와이를 향하고 있다.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

    13일(현지 시각) 토요일 오전 8시 7분 미국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의 휴대전화에 비상경보 문자메시지가 일제히 전송됐다. 주(州) 정부가 하와이 체류자에게 탄도미사일이 바다를 건너 하와이를 겨냥해 날아오고 있다는 긴급 상황을 전파한 것이다. 순간 하와이 도심과 휴양지는 비명으로 가득 찼고 교통은 마비됐다. 주민들은 지하로 대피했다. 급히 하수구 뚜껑을 열고 들어간 사람도 있었다. 하와이가 '패닉'에 빠진 것이다.

    13분이 지난 8시 20분, 하와이주 정부 비상관리국은 트위터를 통해 "비상경보 문자는 실수였다"고 긴급 발표했다.

    13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하와이 주민 휴대전화로 ‘탄도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하고 있다.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는 비상경보 문자가 전송됐다. 하지만 38분이 지나 ‘위험은 없다. 반복한다. 오경보였다’는 문자가 발송됐다(사진 위). 이날 오전 미사일 경보 메시지를 받은 하와이의 한 주민이 어린아이를 하수구 아래로 대피시키고 있다(왼쪽 사진). 하와이 주 정부는 이후 거리 전광판에도 ‘위협은 없다’는 문구를 표시했다(오른쪽 사진).
    13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하와이 주민 휴대전화로 ‘탄도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하고 있다.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는 비상경보 문자가 전송됐다. 하지만 38분이 지나 ‘위험은 없다. 반복한다. 오경보였다’는 문자가 발송됐다(사진 위). 이날 오전 미사일 경보 메시지를 받은 하와이의 한 주민이 어린아이를 하수구 아래로 대피시키고 있다(왼쪽 사진). 하와이 주 정부는 이후 거리 전광판에도 ‘위협은 없다’는 문구를 표시했다(오른쪽 사진). /abc뉴스·로이터 연합뉴스

    주민들은 주 정부의 정정 발표 후에도 한동안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는 오경보 정정 내용을 38분이 지나서야 보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부터 계속된 북한의 핵 도발 위협으로 '진짜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공포가 하와이 주민 사이에 강하게 퍼져 있어 쉽게 진정하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대규모 대피 훈련이 하와이에서 실시되기도 했다. 한 주민은 CBS 인터뷰에서 "미사일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하와이 미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에 참가한 미국 선수 존 피터슨은 트위터에 "아내와 아기와 함께 욕실 욕조 안에 침대 매트리스를 덮고 있다. 오 주여, 이 미사일이 진짜가 아니길"이라고 쓰기도 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경보 발령은 하와이 비상관리국 직원이 근무 교대를 하다가 버튼을 잘못 눌러 빚은 실수"라고 했다.

    하와이 오경보 문자로 백악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경보 발령 직후 백악관 보좌관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선임에 보고를 하고 국방부 등 각 부처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대응 방법을 물어봤다고 한다. 이 때문에 미 정부의 대처 능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30여 년간 장관급의 미사일 대응 훈련이 실행되지 않았다"면서 "느슨해진 미국의 위기관리 능력을 이번 소동을 계기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휴양지에서 골프를 즐기다 미사일 경보 보고를 받고 골프장에서 별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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