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썰매엔 날이 없다?

조선일보
  • 윤형준 기자
    입력 2018.01.15 03:04

    [평창 D-25] [올림픽, 요건 몰랐죠?] [22] 루지 등과 다른 스켈레톤 날

    머리 앞세워 타는 선수 보호위해 '칼날' 아닌 지름 1.6㎝ 원통 모양
    뒷부분 두줄 홈 사이가 핸들역할… 허벅지 힘줘 누르면 방향 바뀌어

    한국 스켈레톤 에이스 윤성빈(24)이 얼음 트랙을 내달릴 때면 트랙에선 "쉭쉭" 하는 소리가 난다.

    썰매 날이 얼음과 마찰을 일으키며 나는 소리다. '썰매 날이 얼음 트랙을 파고들어서 트랙이 부서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스켈레톤에선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스켈레톤 썰매 날이 팬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날카로운 칼날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켈레톤 썰매 날은 지름 1.6㎝의 원통형 강철 튜브다. 칼날 형태의 날을 쓰는 루지(누워서 타는 썰매)나 봅슬레이(차량 형태의 썰매)와 달리 본체 밑에 파이프 두 줄이 붙어 있는 모양이다. 알고 보면 윤성빈은 '날 없는 썰매'를 타는 셈이다. 왜 스켈레톤 날만 이렇게 생겼을까.

    스켈레톤 썰매 날은 비슷한 종목인 루지나 봅슬레이 칼날과 달리, 지름 1.6㎝ 원통형 파이프 모양이다. 방향을 조종하기 위해 썰매 날 앞과 뒤의 모양이 다르다(오른쪽). 날 뒤쪽엔 아랫면에 선이 하나 생기는데, 이 선을 얼음 트랙에 지치면서 좌우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스켈레톤 썰매 날은 비슷한 종목인 루지나 봅슬레이 칼날과 달리, 지름 1.6㎝ 원통형 파이프 모양이다. 방향을 조종하기 위해 썰매 날 앞과 뒤의 모양이 다르다(오른쪽). 날 뒤쪽엔 아랫면에 선이 하나 생기는데, 이 선을 얼음 트랙에 지치면서 좌우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다. /AP 연합뉴스

    스켈레톤 썰매 날이 이렇게 특이한 형태인 건 뭣보다 선수 안전을 위해서다. 발부터 내려오는 루지와 달리 스켈레톤은 엎드려서 얼굴부터 내려온다. 칼날을 쓰면 얼음벽을 파고들기 때문에 조종 실수가 생겼을 때 곧바로 벽에 머리를 부딪쳐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파이프 날은 조종 실수를 하더라도 썰매의 진행 방향이 확 꺾이는 일이 적다.

    또 칼날보다 얼음에 닿는 접촉 면이 넓어서 속도도 느려진다. 통상 스켈레톤의 최고 속도는 시속 130㎞ 안팎으로, 칼날을 쓰는 루지(140㎞ 안팎)보다 느리다.

    파이프 날로 어떻게 썰매의 방향을 조종할 수 있을까. 파이프 날의 전체 길이는 80~120㎝ 정도인데, 앞쪽 절반은 그냥 파이프이고, 뒤쪽 절반은 파이프 한가운데에 홈을 두 줄 파서 가운데 선을 하나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단면도〉. 이것이 '그루브'라고 불리는 썰매 조향장치다. 선수가 엎드린 상태로 허벅지에 힘을 줘 썰매를 누르면 이 그루브가 얼음에 살짝 박히면서 마찰이 생기고 그 힘으로 썰매 방향이 바뀐다.

    스켈레톤은 100분의 1초까지 재는 기록경기다. 선수의 주행 특성에 맞춰서 그루브의 두께와 깊이, 썰매 날의 온도 등을 미세 조정할 수 있고, 어떻게 준비해두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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