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싼 곳 찾는 가상화폐 유목민…중국은 채굴 업체 전기 끊어

입력 2018.01.14 10:14 | 수정 2018.01.14 13:56

가상화폐 시장이 끓어오르면서 전기료가 저렴한 곳으로 이주한 ‘전기 유목민’이 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 채굴 업체를 퇴출시키기 위해 전력 공급 제한에 나섰다.

미국 워싱턴주 중부의 작은 도시 웨나치는 미국에서 가장 큰 ‘가상화폐 광산’으로 변모 중이다. CNBC는 “워싱턴주의 소도시 웨나치로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이는 저렴한 전기료 때문”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워싱턴주 웨나치 / 구글 지도 캡처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이 작은 도시를 주목하는 이유는 전기료가 싸기 때문이다. 웨나치의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당 평균 2~3센트 수준이다. 지난해 7월 기준 미국의 평균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당 128센트였다.

웨나치 지역의 전력 유틸리티 책임자인 스티브 라이트는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뒤 약 75명의 비트코인 채굴자가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몽골에 있는 중국 가상화폐 채굴업체 비트마인에서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수많은 컴퓨터들이 돌아가고 있다./블룸버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화폐를 직접 채굴하기 위해서는 채굴 프로그램의 암호를 경쟁자보다 빠르게 해독해야 한다. 그러려면 암호를 푸는 연산 프로그램이 설치된 대량의 컴퓨터를 쉴 새 없이 돌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전력이 사용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현재 비트코인 한 개를 채굴하는 데 약 3000달러~7000달러(약 320만~745만원)의 전기료가 든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전력 소모가 많은 만큼 채굴자들은 전기료가 저렴한 곳을 찾는다. 이때문에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료가 저렴해 가상화폐 채굴 업체가 몰린 신장위구르와 네이멍구 등에 채굴 업체를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블룸버그 신에너지 금융연구소(BNEF)는 지난해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된 전력량이 20.5테라와트시(TWh)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채굴에 동원된 전 세계 컴퓨터 중 4분의 3이 중국에 있어 중국업체들이 지난해 사용한 전력량만 15.4테라와트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비트코인 거래 중단을 지시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이번엔 지방정부에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을 ‘질서 있게’ 퇴출시키라고 지시하면서 채굴 자체를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채굴업체들은 캐나다와 스위스 등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가상화폐 채굴업체인 비트마인(Bitmain)은 미국, 캐나다, 스위스로 진출했다. 세번째 규모의 BTC.Top은 캐나다, 네번째로 큰 업체인 ViaBTC는 아이슬란드와 미국에서 채굴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피 루 BNEF 애널리스트는 “전기 공급이 차단되면 중국 채굴업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 국제 비트코인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 수준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량이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0.6%인 14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아르헨티나 전체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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