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 속 美 파나마 대사 사임…네덜란드 대사는 ‘이슬람 비하’ 알려져

입력 2018.01.13 18:3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똥통(shithole)’이라고 불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외 주재 미 대사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존 필리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가 최근 국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12일 전했다. 필리 대사는 오는 3월 9일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 대사는 사직서를 통해 “주니어 외교관 시절, 특정 정책에 의견을 같이하지 않더라도 대통령과 그가 속한 행정부에 충실히 봉사하기로 맹세한 적이 있다. 내가 그것을 할 수 없다고 믿으면 명예를 위해 사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배웠다”며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밝혔다.

필리 대사는 미 해병 헬기 조종사 출신의 직업 외교관으로, 약 30년을 국무부에 몸담은 중남미 전문가다.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그를 파나마 주재 대사로 임명했다.

존 필리 파나마 주재 미 대사(왼쪽)와 피터 훅스트라 네덜란드 주재 미 대사. / 각 대사관 홈페이지
필리 대사는 평소 성 소수자(LGBTQ)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필리 대사는 2014년 남아메리카의 LGBTQ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호소한 바 있다. 제임스 브루스터 전(前) 도미니카공화국 주재 미 대사가 부임할 때도 그를 지지했다. 브루스터 전 대사는 부임 당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현지 종교단체들이 거부 운동을 벌여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뉴스위크는 “필리 대사의 사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는 평도 있지만, 한 국무부 고위 관리는 그가 사임 결정을 지난달 27일 국무부에 알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미 국무부 차관은 “필리 대사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더 이상 봉사할 수 없다고 느꼈다면, 그는 그 자신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도 있다. 피터 훅스트라 신임 네덜란드 주재 미 대사다.

훅스트라 대사는 2015년 미시간주 공화당 하원의원 시절,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에 이슬람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훅스트라 대사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네덜란드로 이민간 타 지역 무슬림이 자동차와 정치인을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발언은 아직도 미 극우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훅스트라 대사는 이날 헤이그 대사관에서 당시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내가 당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스스로 충격받았다”며 “잘못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에 앞서 현지 언론을 통해 자신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으며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골드스타인 국무부 차관은 이와 관련, “훅스트라 대사는 2015년 실수를 저질렀으며 그의 발언은 국무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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