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이티·아프리카는 똥통(shithole)’ 발언 부인…“앞으로 회의 녹음해야겠다”

입력 2018.01.13 11:4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똥통(shithole)’이라고 부른 후 전 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다카 회의에서 내가 사용한 언어는 거칠었지만, 이것(shithole 지칭)은 내가 쓴 표현이 아니다”라며 “(나는) 아이티가 매우 가난하고 곤경에 처한 국가라고 했을 뿐, 아이티인들에 대해 경멸적인 말을 절대 하지 않았다. ‘그들을 쫓아내’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이 지어낸 소리”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리며 “나는 아이티인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앞으로 회의를 녹음해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6명과 불법체류 청년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 프로그램 폐지 후속 입법 등을 논의하던 중 “우리가 왜 아이티와 아프리카 같은 똥통에서 온 이 모든 사람들을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그의 ‘똥통’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증오로 가득찬 말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12일(현지시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의 ‘똥통’ 발언을 부인했다. / 트위터 캡처
백악관도 트럼프의 ‘똥통’ 발언을 부인하지 않았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강하게 하기 위한 해결책을 위해 싸우고 있고 이를 위해 미국 사회와 경제에 공헌하고 일원으로 동화될 수 있는 이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하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에바 칼론도 아프리카연합(AU)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용납할 수 있는 행동과 관행에서 벗어났다”며 “아프리카연합과 소속 국가들은 아프리카 국민들의 이민 문제 해결과 더불어 인종차별주의·외국인 혐오와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NOHCHR)도 성명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며 “백인이 아니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대륙을 ‘똥통’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유감스럽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밖에는 없다"고 비판했다. 아이티 정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CNN은 한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의 ‘똥통’ 발언이 백악관 안에서는 외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백악관은 트럼프가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들을 공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공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부터 경기 전 국민의례 시간에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들을 리그에서 퇴출하고 이런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NFL ‘무릎 꿇기’는 2016년 8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은 것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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