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17년' 롯데-최준석-채태인의 '얄궂은 삼각관계'

  • OSEN
    입력 2018.01.13 00:08


    [OSEN=한용섭 기자] 입단 동기생의 얄궂은 운명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최준석(35), 채태인(36)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애증의 삼각관계가 됐다. 한 선수는 17년의 시간을 돌고 돌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한 선수는 17년 전 데뷔했던 친정 팀으로부터 버림받고 FA 미아가 될 처지다. 17년간 두 선수는 굴곡을 그리며 엇갈렸다. 

    # 2001년, 엇갈린 프로 진출 

    2월생인 최준석이 한 살 적지만 채태인과는 고교 동기생이다. 최준석은 칠성초-포철중-포철공고 출신. 채태인은 대신초-대동중-부산상고로 부산에서 자랐다. 둘 모두 2001시즌 신인 드래프트 대상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프로 출발 선상은 달랐다.

    롯데는 2001시즌 1차 지명으로 당시 부산고의 투타 겸업 추신수를 선택했다. 당시 부산상고 좌완 투수로 주목받았던 채태인은 두산의 10라운드 77순위로 지명됐다.(채태인은 보스턴과 계약으로 미국 진출이 유력한 상태였고, 두산은 혹시 몰라 마지막 순서에 지명했다) 포철공고의 포수였던 최준석은 6라운드 49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았다. 채태인은 미국행을 선택, 최준석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 동병상련의 프로 데뷔

    채태인은 2000년 가을 보스턴과 계약금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미국에 건너가자마자 2001년 6월 어깨를 다치면서 아메리칸 드림은 일찍 막을 내렸다. 2002년 가을 쓸쓸하게 귀국한 그는 공익 근무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새로운 기회를 노렸다.

    최준석은 2001년 롯데에 입단해 1루수로 전향했다. 1군에서 2002년 2경기, 2004년 10경기 출장에 그쳤던 그는 2005년에서야 10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6리 8홈런 42타점으로 백업으로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 트레이드와 특별지명

    최준석은 이대호와 포지션이 겹쳤다. 이대호는 2004년 20홈런, 2005년 21홈런으로 팀의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롯데는 2006년 5월 최준석을 김진수와 함께 두산으로 보내고 최경환, 이승준을 받아들이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렇게 서울행 기차를 탔다.

    채태인은 귀국 당시 보스턴과의 계약을 매끄럽게 마무리하지 못했고, 2005년에서야 완전 정리됐다. 해외진출에 따른 국내 복귀 유예 징계로 곧바로 KBO리그에 도전하지도 못했다.

    2007년 KBO의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기회가 생겼다. 연고지역 선수들(송승준, 채태인, 이승학)에 우선권을 가진 롯데는 송승준을 특별지명했다. 채태인은 타격 능력을 기대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부산상고 대선배인 김응용 당시 사장 도움도 있었다. 7년을 돌아 KBO리그로 돌아왔다.

    # 두산 최준석 vs 삼성 채태인

    최준석은 두산에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2007년 16홈런에 이어 2009년 17홈런, 2010년 22홈런으로 괜찮은 장타자가 됐다. 2010년에는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1루수)도 수상했다. 2013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 롯데와 4년 35억 원의 계약을 했다. 트레이드로 떠난 뒤 8년 만에 친정 팀으로 금의환향했다.

    채태인은 부산상고 시절 화랑대기 우승을 이끌며 타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타격 재능도 있었다. 2007년 후반기 1군 무대에 올라왔고 2009~2010년에는 2할9푼대 타율과 17홈런-14홈런을 기록, 최형우, 박석민과 삼성 타선의 세대교체에 앞장섰다. 2010년부터 5차례 한국시리즈 무대에 뛰었고 우승 반지를 4개나 획득했다.

    2008년 플레이오프에선 최준석의 두산이 승리, 2010년 플레이오프에선 채태인의 삼성이 승리했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두산에 1승3패에서 3연승,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최준석은 타율 3할6푼(9안타) 3홈런 5타점 5득점, 채태인은 타율 3할4푼5리(10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으로 막상막하였다.

    # 롯데 최준석 vs 넥센 채태인

    최준석은 롯데로 돌아와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14년 23홈런 90타점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타율 3할6리 31홈런 109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6년 19홈런 70타점으로 주춤했다. 2017시즌 절친 이대호가 복귀하면서 다시 포지션 중복, 부진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타율 2할9푼1리 14개 82타점을 기록했으나, 시즌 후 롯데는 최준석을 전력 외로 통보했다.

    채태인도 한 차례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김대우와 1대1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새롭게 출발한 넥센에서 두 시즌 동안 잔부상으로 매년 400타수를 넘기지 못했다. 2017시즌에는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62타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 17년 만에 고향팀...FA 미아 위기

    2017시즌이 끝나고 최준석과 채태인은 나란히 FA 자격을 취득했다. 롯데는 최준석이 장타력은 있지만 기동력, 수비력, 팀 전략 측면에서 함께 하지 못한다고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병살타 1위인 최준석은 빠른 야구를 지향하는 조원우 감독의 성향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롯데는 12일 넥센과 사인&트레이드 방식으로 지난해 신인 좌완 박성민을 넥센에 내주고 FA 채태인을 영입했다. 채태인의 계약은 1+1년 총액 10억 원(계약금 2억, 연봉 2억, 옵션 매년 2억)이다. 롯데는 채태인을 영입, 마지막 전력 보강으로 이대호와 공존할 수 있는, 1루 수비 능력을 갖춘 좌타자를 갖췄다.

    채태인은 이적 후 "부산에서 태어나 롯데 자이언츠를 동경하며 자라온 제가 17년이란 시간을 돌고 돌아 고향으로 돌아온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사직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상상을 해보면 벌써부터 설렌다"고 기뻐했다.

    반면 채태인의 영입으로 최준석은 롯데에서 설 자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타구단이 관심도 없어 선수 생활의 기로에 놓여 있다. 친분 관계가 있는 동기생의 얄궂은 운명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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