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김정은이 좋아할' 소리… 트럼프 뭔가 있나

입력 2018.01.13 03:02

이번엔 "그와 매우 좋은 관계"
며칠 전부터 태도 확 바뀐 발언, 그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데…

-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까지
'北이 한미동맹 이간질' 질문받자 "나라도 그렇게 시도할 것"

- 작년 5월 깜짝발언의 경우
"김정은 만나면 영광스러울 것" 나중에 보니 웜비어 석방 협상중

- 김정은, 제재 또 언급
"적들이 10년, 100년을 제재해도 뚫지 못할 난관이 없다"

지난 2일 김정은을 향해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 있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에는 "내가 북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 듯하다"고 말했다. 불과 9일 만에 김정은에 대한 태도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 태도가 이렇게 변한 것이 그의 돌출적인 성향 때문인지, 아니면 전략적 차원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대화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화를 했는지 안 했는지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치 김정은과 어떤 식으로든 소통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그는 "갑작스럽게 어떤 사람들은 나의 최고의 친구가 된다"며 "그런 사례를 20개, 30개도 제시할 수 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했다. '북한이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내가 그들(북한)이라도 그렇게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까지만 해도 트위터에 "김정은이 방금 '핵 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는 사실을, 이 식량에 굶주리고 고갈된 정권의 누군가가 그에게 제발 좀 알려주겠느냐"고 했다. 말미엔 "내 핵 버튼은 훨씬 크고 더 강력하며 잘 작동한다!"고까지 했다. 당시는 남북이 대화 의향을 교환한 직후라, 외교가에선 북한의 한·미 관계 이간질 시도에 대한 경고로 해석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김정은과 직접 통화할 수도 있다"고 했고, 지난 10일엔 "미·북 회담에 개방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는 북핵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난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데에는 의학 학위나 정신의학적 진단이 필요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트윗을 읽고, 그의 행동을 지켜본 인사들에게는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특급 비밀'이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큰 실수를 하고 있다"며 연일 경고를 하다가, 5월 1일엔 "김정은과 만나면 영광스러울(honored) 것"이라고 말해 미국을 발칵 뒤집었다. 시간이 지나고 밝혀졌지만 당시 미국은 비밀리에 북한에 억류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을 북측과 협상하고 있었다. 웜비어가 송환 후 6일 만에 숨지면서 관계 개선 시도는 물 건너 갔다. 이 때문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언급 변화의 뒤엔 미·북 간 모종의 의견 교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미국은 이 같은 대화 분위기와 별개로 제재 압박도 계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기획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1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한반도 안보 국제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해상 차단과 북한의 자금원을 끊는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도 결국 강력한 제재 때문"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최근 잇따라 대북 제재를 언급하고 있는 것도 제재로 받는 고통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김정은은 올해 첫 시찰지로 국가과학원을 찾아 "적들이 10년, 100년을 제재한다고 해도 뚫지 못할 난관이 없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조건에서도 우리 과학자들이 정말 큰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전했다. 김정은은 1일 신년사에서도 '생존을 위협하는 제재와 봉쇄의 어려운 생활' '최악의 난관'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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