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청와대' 국정원 특활비도 수사

    입력 : 2018.01.13 03:12

    MB 겨눈 검찰, 4개의 칼 동시에 움직인다
    'MB 집사' 김백준 등 압수수색… 김진모·김희중 피의자로 소환

    측근 수사해 자금 흐름 역추적, 박 前대통령때와 판박이 수사
    국정원·軍 댓글 공작 사건 이어 다스·특활비까지 전방위 압박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2일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명박 정부 시절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김진모 전 비서관,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등 일부 관련자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인 2009~2012년 사이 여러 차례에 걸쳐 국정원으로부터 총 수억원에 이르는 특활비를 전달받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공작비 유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로부터 국정원 자금이 청와대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2년 차이던 2009년부터 임기 마지막까지 국정원장을 지냈다. 김백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최측근 인사다. 검찰은 이런 관계를 고려할 때 국정원 자금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이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으로 수사를 확대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주요 검찰 수사 그래픽

    검찰은 이들이 국정원 돈을 비정기적으로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며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이른바 '적폐 수사' 때부터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해왔다.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군(軍)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댓글 공작 사건,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팀 운영 사건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를 집중 수사했다. 이후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다스가 BBK로부터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동원했다는 의혹과, 다스의 12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다. 다스 비자금 수사 의혹과 관련해선 서울동부지검에 전담 수사팀까지 꾸렸다. 이 와중에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국정원 특활비 수사까지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 사건은 최근 검찰이 수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 특활비 사건은 작년 10월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박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을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들의 진술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요구해 36억5000만원을 상납받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날 이명박 정부 시절의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들 중 청와대 살림을 책임졌던 김백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사생활까지 관리해 '집사'로까지 불렸던 최측근 인사다. 김희중 전 부속실장도 이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부터 비서관을 지내는 등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런 관계로 미뤄볼 때 이들이 국정원 특활비를 받았다면 이 전 대통령이 몰랐을 리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김 전 기획관이 4억여원에 이르는 특활비를 받은 단서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진행 상황에 따라 수사가 이 전 대통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검찰 수사 중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다스 관련 수사다. 국정원 댓글 수사는 원세훈 전 원장이 입을 닫고 있고, 군 사이버사 수사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석방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다스 수사와 특활비 수사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 분기점은 2월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스 비자금과 관련한 일부 수사의 공소시효가 2월까지인 데다 해를 넘겨 진행하고 있는 군 사이버사 수사 등은 더 이상 끌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조사 여부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여서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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