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가상화폐 강공' 알고도 모른척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8.01.13 03:15 | 수정 2018.01.13 16:07

    작년 11월 법무부에 대책 지시… '거래금지 특별법' 사전 논의도
    朴법무 발표 뒤 대혼란 일자 靑 "우린 관여 안했다" 핑퐁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가상 화폐 거래소 폐지 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청와대가 지난해 11월부터 법무부에 가상 화폐 대책 법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또 법무부는 '가상 화폐 거래 금지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가닥을 잡은 뒤 이를 청와대와 논의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전날 법무부 대책 발표로 가상 화폐 가격이 폭락(暴落)하고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7시간 만에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청와대가 법무부와 대책을 논의해놓고 반발이 심해지자 책임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말 가상 화폐 투자 광풍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규제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재부나 금융감독원 등이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자 법무부를 주무 부처로 지정한 걸로 안다"고 했다.

    법무부는 작년 말 '거래소 폐지'로 방향을 잡았고, 지난달 28일 긴급 관계 부처 차관회의에선 거래소 강제 폐쇄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당시 "모든 관계 부처가 가상 통화 투기가 비이성적으로 과열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거래소 폐쇄 특별법 제정까지 제안했다"고 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폐지안을) 청와대와도 논의했다"며 "법무부와 청와대 모두 가상 화폐가 '도박'이나 '투기'라는 데 이견(異見)이 없어 폐지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박 장관도 전날 "부처 간 이견 없이 특별법 제정 방안이 잡혔고 곧 시행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관련 부처 장관들이 협의해서 법무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지 청와대가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법무부 발표는 물론이고 정부 부처 간 협의 과정에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법무부에선 "어떻게 우리가 다 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도 "지난 연말 비공개 당정 협의도 열렸다"며 "법무부 단독 결정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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