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과 자녀 사이… 프랑스 우체부, '편지'가 되다

입력 2018.01.13 03:02

佛우정공사 '고령화 맞춤 서비스'
月 8만원 내면 매주 2회 방문… 말벗 되어주고 집수리 해주기도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에 사는 독거노인 에블린 쇼메이유(96)는 매주 목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우체부가 목요일마다 찾아와 30분가량 말동무를 해주기 때문이다. 집에 고장 난 곳을 고쳐주기도 한다. 쇼메이유는 BBC 인터뷰에서 "외로움이 사무칠 때가 잦은데 젊은 사람이 정기적으로 찾아와서 이야기를 들어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국영 우정공사(la Poste)가 운영하는 '내 부모를 돌봐주세요'라는 서비스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멀리 사는 자식이 매달 일정액을 우정공사에 내면 우체부가 노부모의 집을 방문해 말동무를 해주는 상품이다. 수도 막힌 것을 해결하는 등 간단한 집수리도 맡는다. 고령자에게 24시간 전화 상담도 해주고, 멀리 사는 자식에게 부모의 상태를 전해주는 '메신저' 역할도 맡는다. 우체부는 '고령자 고객'의 이웃 연락처를 확보해 긴급한 일이 발생하면 곧바로 이웃이 찾아가도록 대비해둔다.

프랑스 국영 우정공사가 운영하는 ‘내 부모를 돌봐주세요’라는 서비스 상품을 소개하는 사진. 프랑스 우체부가 노인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프랑스 국영 우정공사가 운영하는 ‘내 부모를 돌봐주세요’라는 서비스 상품을 소개하는 사진. 프랑스 우체부가 노인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프랑스 우정공사 홈페이지

우정공사는 찾아가는 횟수, 우체부가 해주는 서비스의 범위 등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하고 24시간 전화 상담과 집수리가 가능한 상품이 월 59.9유로(약 7만5600원)다. 방문 횟수가 잦을수록 비싸져 주 6회 방문하는 상품은 139.9유로(약 17만9400원)다. 하지만 나중에 절반을 세금 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어 실제로는 반값에 이용이 가능하다.

우정공사가 작년 6월 이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넉 달 만에 전국적으로 2000건 넘는 가입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매일 20~30건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우정공사가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는 이메일의 정착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수요가 줄어들어 매출이 감소하자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편 배달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우체부를 쉽게 해고할 수 없어서 다른 돈벌이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우정공사는 직원이 25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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