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고기'로 한판 붙은 검경, 누구 등이 터질지…

    입력 : 2018.01.13 03:08

    경찰, 2년전 불법 포획 27t 압수… 검찰 "증거 부족" 21t 되돌려줘
    검찰내부 "직권 남용이라는데… 수사심의委서 국민판단 들어보자"

    수사권 조정 문제로 대립해 온 검찰과 경찰이 이번엔 '고래 고기'를 두고 한판 붙었다. 약 2년 전 경찰이 밍크고래 불법 포획 및 유통 혐의로 4명을 검거했는데, 검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고래 고기를 "불법의 근거가 부족하다"며 돌려줬다. 경찰은 "직권 남용"이라며 해당 검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자 검찰은 검사 결정의 적절성을 가리기 위해 이 안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부터 가동되는 검찰수사심의위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권력형 비리'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 대한 영장 청구의 적절성 등을 따지는 기구다. 그 첫 안건이 '고래 고기 사건'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경찰은 2016년 4월 울산에서 고래를 불법 포획해 유통한 일당 4명을 검거했다. 현행법상 조업 중 우연히 그물에 걸린 고래 고기만 시중 유통이 가능하고 포획은 불법이다. 일당은 현장에서 불법 포획한 고래를 해체하다 적발됐다. 냉동 창고에는 27t(시중 소비자가 약 30억~40억원) 분량의 고래 고기가 보관 중이었다.

    경찰은 냉동 보관 중인 고래 고기를 모두 불법 포획된 것으로 보고 압수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불법으로 잡았다"고 시인한 6t 분량 고래 고기만 몰수 조치하고 이들을 기소했다. 남은 21t은 "불법 포획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되돌려 줬다. 이후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DNA 대조를 통해 돌려준 21t 고래 고기도 불법 포획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2011년 이후 그물에 우연히 걸려 합법으로 잡힌 고래의 경우 DNA 샘플을 채취해 고래연구센터에 보낸다. 하지만 냉동 창고에 보관된 21t 고래 고기의 DNA는 고래연구센터에 보관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불법 포획으로 판단한 것이다.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지난해 9월 담당검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당시 고래 고기를 돌려줬던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지만, 해당 검사는 작년 말 국외 연수를 떠났다.

    검찰은 여전히 "고래연구센터가 합법으로 잡힌 고래 고기 DNA를 전부 보관 중인 것이 아니고, 2011년 이전 포획된 고래 고기 DNA는 보관하지 않은 것도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 수사는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지휘하고 있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출신인 그는 평소 경찰 수사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해 '검찰 저격수'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번 검경 갈등이 더 첨예하다는 말도 나온다. 경찰은 "검찰 기소독점권의 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법적 문제가 없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경찰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입장이다. 12일 검찰 내부에서는 "이럴 바에야 '고래 고기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첫 심의 안건으로 올려 국민 판단을 받자"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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