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신생아, 주사제 감염 사망"

    입력 : 2018.01.13 03:10

    [경찰 "4명 모두 같은 세균으로 패혈증" 최종 부검 결과 발표]

    처음부터 오염된 주사제 썼거나 의료진 실수로 투여 때 세균 침투
    주치의 등 5명 과실치사 입건

    지난달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연쇄 사망한 신생아 4명은 투여한 주사제(지질영양제) 감염으로 패혈증이 일어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들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12일 "4명 모두 시트로박터 프룬디(이하 시트로박터)균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사제 자체 오염이나 주사제를 조제하거나 투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세균 오염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병원 내 감염'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주사제 투여에 관여한 간호사 2명과 지도·감독 의무가 있는 주치의 등 5명을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오염된 주사제로 인한 패혈증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 원인 정리 표

    지난달 16일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오후 9시 32분부터 81분 동안 잇따라 사망했다. 이들은 영양제의 일종인 '지질영양주사제'를 맞았다. 조사 결과 숨진 신생아의 혈액과 주사제에서 동일한 유전자형의 '시트로박터균'이 공통으로 검출됐다. 국과수는 부검을 통해 이 시트로박터균이 일으킨 패혈증이 직접 사인임을 확인했다. 그동안 사인을 두고 로타바이러스 감염이나 부적합 약물 투약 등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국과수는 "모두 가능성이 작거나 없다"고 말했다. 인공호흡기나 인큐베이터 오작동도 사인이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은 유리병으로 된 주사제 한 병을 신생아 5명에게 나누어 투여했다.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생존한 신생아 한 명에게선 시트로박터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감염 정도가 아기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고, 면역 상태에 따라 패혈증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사제 감염 경로 조사

    문제는 어떻게 주사제가 시트로박터균에 감염됐지는 여부다. 국과수와 경찰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조나 보관 과정에서 지질영양제 자체가 오염됐거나, 투여 과정에서 의료진의 실수로 세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사제 자체의 오염 여부와 주사제 투약 시 이용되는 도구·장치의 멸균(滅菌) 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주사제 투약 과정에서 감염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의료진이 손 등의 감염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주사제를 적절히 관리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신생아들에게 투여한 지질영양주사제 '스모프리피드(SMOFLIPID)'는 개봉 전까지는 실온에서 보관하면 되지만,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냉장 보관(2~8도)해야 하고 이 경우에도 24시간을 넘겨 쓸 수 없다.

    ◇주사제 사용에 제도적 허점

    문제가 된 지질영양주사제는 대개 100㎜ 병에 담겨 쓰인다. 하지만 미숙아는 체중이 2㎏ 안팎인 경우가 많아 10~20㎜ 정도만 쓰인다. 이 때문에 100㎜ 한 병을 따서 한 아기한테 소량만 쓰고 나머지는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에는 '가능한 한 주사제는 1인 1병을 쓴다'고 명시돼 있다. 지질영양주사제는 성인용으로도 쓰기 때문에 100㎜ 병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건강보험상에서 20㎜만 쓰고 100㎜ 병을 썼다고 약값을 청구하면 일종의 과잉 청구에 해당해 제값을 받을 수 없다. 약값은 한 병에 7000원 정도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신생아 중환자실이 100㎜ 한 병을 따서 4~5명의 아기에게 나눠서 투여한다. 이렇게 번거롭게 주사제를 조제하는 과정에서 세균 오염이 일어날 수 있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주사제가 거의 모두 수입 제품이어서 소량 포장을 해달라고 하기 어렵다"며 "100㎜ 한 병을 따서 소량을 써도 한 병 값으로 인정해줘야 주사제 투여로 인한 감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

    일반 성인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장(腸) 내 세균. 면역이 저하되면 호흡기·비뇨기·혈액을 감염시켜 장염·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에게 치명적이다.

    지질영양제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각종 영양 성분을 제공하는 수액 형태 주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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