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제의

조선일보
  • 강호철 기자
    입력 2018.01.13 03:03

    [평창 D-27]

    노태강 차관 "단일팀이 구성돼도 우리 선수에겐 불이익 없게 할 것"
    아이스하키協 "우리가 들러리인가… 단일팀 보탬될 北선수 1~2명 수준"

    남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단일팀 논의가 재점화됐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했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1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18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을 마치고 가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에 공동입장과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는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와 체육계 고위 관계자도 이날 "북한의 올림픽 출전을 전제로 IOC와 평창조직위가 그동안 계속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를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단체 경기가 드문 동계올림픽에서 '실질적인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다. 종목 자체의 전 세계적인 인기도 높다. 노 차관은 "단일팀이 구성돼도 우리 선수에겐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단일팀 문제가 거론됐을 때는 국내 선수들이 출전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이유로 거센 반대 여론이 일었다. 노 차관은 "기존 국가대표가 모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종 엔트리 23명에 북한 선수가 추가되는 '23+α' 방식이 유력하다"며 "엔트리를 늘릴 수 있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현재 각 회원국에 사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IOC도 단일팀 구성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23+α'로 단일팀이 구성돼도 한국 선수들은 출전 시간과 기회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아이스하키에서 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20명이다. 북한 선수가 참가하면 단일팀 명분상 출전 기회와 시간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시기가 촉박해 양측이 호흡을 맞추기도 어렵다. 아이스하키는 공수 전환이 빨라 선수들이 유기적 움직임을 보이는 팀워크가 생명인 종목이다. 지금은 남북한의 전력 차이도 크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4부 리그)에서 북한에 3대0으로 완승했다. 한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단일팀이 될 경우 전력에 보탬이 될 북한 선수는 많아야 1~2명 수준"이라고 했다.

    역대 단일팀은 남북 동수(同數)를 원칙으로 했다. 1991년 탁구와 청소년 축구 대표 모두 남북한이 같은 수로 선수단을 꾸렸다.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성사될 경우 이 원칙을 그대로 따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북한 선수단은 10명 정도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피겨 페어 2명과 아이스하키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여자 아이스하키를 '들러리'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현재 미국 미네소타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한국 여자팀은 올림픽 예선 B조에 함께 속한 일본전 승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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