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봐라. 못 건드린다”...비트코인 투자자들, 정부 비웃기 시작했다

입력 2018.01.12 17:08 | 수정 2018.01.12 18:23

“G20(주요 20개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결의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가상화폐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11일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목표’ 를 발표했는데, 1일 청와대는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지’ 정책이 결국 관철(貫徹)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또 다시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다시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강경책 발표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세를 보였지만 청와대가 입장을 발표하면서 상승 반전하는 등 등락(騰落)을 반복했다. 12일 오후 5시 35분 현재 비트코인(빗썸 기준)은 전날(1999만원)보다 95만원(4.75%) 내린 190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3위 가상화폐인 리플과 11위인 이오스는 각각 3.82%, 8.62% 상승세를 보였다.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엇박자 나는 정부의 규제 정책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며 다시 투자에 나서고 있다.

◆ 규제리스크에도 다시 가상화폐 투자 나선다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법률을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한 법안을 준비중에 있다”며 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고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같은 날 오후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의 하나일 뿐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의 발언이 알려지자 법무부는 오후 6시 16분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은 추후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발언 수위를 낮췄다.

투자자들은 몇시간만에 변하는 대책에 믿지 못하겠다며 다시 투자에 나서고 있다. 30대 교사 김지형(가명)씨는 “당장에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해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500만원으로 재투자를 할 코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에 문재인 정부 지지층인 2030세대가 가상화폐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막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대 직장인 강민지(28)씨는 “코스닥에서도 작전주와 세력이 있고, 변동폭이 큰데 이는 막지 않고 가상화폐만 막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제도권 내에서 통제하려니까 기사에 흔들리고 피해자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거래소는 막을 수 없으니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없는 코인 위주로 매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여론도 비슷하다. 비트코인갤러리의 한 투자자는 “공포에 사라. 지금이 뛰어들 타이밍”라고 전했다. 다른 투자자도 “정부 발표 때마다 가상화폐가 폭락하는데 나중에 오를 것 같아 바로 매수했다”고 밝혔다.

◆ 반복되는 거래소 규제 이슈...투자자 “더는 안 믿어”

투자자들은 “앞서 정부 정책 리스크에 몇번 폭락을 겪었지만, 결국 ‘존버’(가상화폐를 팔지않고 버티는것)하면 올라가는 간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에도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금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트코인이 2500만원에서 순식간에 1700만원까지 빠졌다. 이후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빠른 속도로 가격이 회복됐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의 전광판에 표시된 동반 급락한 비트코인 시세표와 가상화폐 9종의 시세표 / 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지난 12월 28일에도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골자로 가상화폐 규제를 발표했다. 특히 불건전 가상화폐 거래소 퇴출이라는 의견을 내세워 15%내외로 하락했지만, 이내 상승세를 나타냈다.

당시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단기로 가상화폐 정책을 쏟아내는데 추후 정부 정책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제어가 필요한 시기에 정부 정책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 “정부 정책이 시장 혼란 이끌어...불법 정의 쉽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정부의 말바꿈을 지적하고 있다. 김진화 대표는 “정부정책이 몇달간 우왕좌왕하면서 시장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며 “법무부가 정식화된 법안을 내고 국회에서 불법화와 제도화 중 표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시장투자자들이 정부가 하는 말을 믿지 않는 상황”이라며 “가상화폐가 국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 틀어막는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가상화폐거래소 폐쇄 등은 법률을 제정해서 해야하기 때문에 법무부가 정부발의를 하려고 하면 수개월이 걸린다”며 “여당을 통해 의원발의를 한다고 해도 여·야당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어 국회 통과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시중은행이 실명 확인 계좌를 내놓지 않는다고 하면 가상화폐거래소에 피해가 더 클 것”이라며 “법을 만들겠다, 징역을 하겠다는 것은 통과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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