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사 검사 "우병우, 해경 압수수색 '안 하면 안 되겠느냐'며 전화"

    입력 : 2018.01.12 15:43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세월호 수사를 담당했던 현직 검찰 간부가 12일 법정에 나와 “해경(海警) 서버 압수수색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전화해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압수수색을 안 할 수 없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해경의 구조활동이 적절했는지를 수사 중이던 검찰은 세월호 참사 당일 해경 상황실 전화 내용을 확보하기 위해 서버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었다. 여기에는 해경과 청와대 간 교신 내역도 담겨 있었다. 해경은 압수수색에 반발했고, 청와대도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우 전 수석은 이때 담당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통화가 끝난 후 검찰은 법원에서 서버 압수수색을 위한 영장을 다시 발부받았고, 압수수색은 그만큼 지연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검찰 간부는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 광주지검 형사2부장검사였던 그는 해경수사전담팀장을 맡았다. 검찰이 해경 본청 서버를 압수수색한 것은 그해 6월 5일이었다.

    윤 검사는 이날 법정에서 “당시 해경 전산 서버를 압수수색하러 간 검사로부터 ‘해경 측에서 전산 서버에 있는 녹음 파일은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얘기한다’는 말을 듣고, 해경 지휘부를 잘 설득해 보라고 지시했다”면서 “오후 2시쯤 수사팀으로부터 해경 책임자들이 보이지 않고 연락도 안 되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오후 4시쯤 우 전 수석으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윤 검사는 과거 우 전 수석과 대검 중수부 등지에서 함께 근무했기 때문에 잘 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 전 수석이 ‘해경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느냐’고 묻더니, ‘상황실 전화가 녹음된 전산 서버도 압수수색하느냐’ ‘해경 측에선 (전산 서버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등의 말을 했다”며 “우 전 수석이 ‘통화 내역에 청와대 안보실이 있다’고 말한 것 같고, ‘대외적으로 국가안보나 보안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꼭 압수수색을 해야 하겠느냐’는 취지로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압수수색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자 우 전 수석이 ‘안 하면 안 되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을 기억한다.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돼 있는 대상이라 불가피하다’고 답하자, 우 전 수석은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덧붙였다.

    윤 검사는 이후 우 전 수석과의 통화 내용을 당시 이두식 광주지검 차장검사와 변찬우 광주지검장에게 보고했다. 이 자리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압수수색 대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한 영장을 법원에서 다시 발부받아 집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윤 검사는 “수사팀은 기존 영장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청와대에서 SOS가 온 것이 아니냐’ ‘해경에서 청와대까지 SOS를 한 모양이니 다시 영장을 받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고 결국 법원에 영장을 다시 청구하기로 했다”며, “그날 오후 6시쯤 법원에 영장을 접수했고, 인천 현장에 있는 검사에겐 녹음 파일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시간쯤 지나서 영장이 발부됐고, 서울로 올라가는 검사를 통해 영장을 수사팀에 전달하도록 했다”며 “오후 11시쯤 영장이 현장에 도착했고, 다음날 새벽이 돼서야 녹음파일을 입수했다”고 덧붙였다.

    우 전 수석 측은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윤 검사에게 “우 전 수석이 명시적으로 압수수색을 하지 말고 다시 영장을 발부하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며 “(윤 검사가) 압수수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후 추가 실랑이도 없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윤 검사는 “우 전 수석이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알겠다’며 전화를 끊은 것은 맞다”면서도 “민정수석에게 지시받아야 할 것도 아니고, 그 정도 하면 무슨 뜻인지 알지 않겠나”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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