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날씨 미쳤다! 추워죽겠다!”
사상 최강 한파가 덮친 12일 오전 시민들의 오전 출근길에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출구를 빠져나오던 시민들은 냉기에 저도 모르게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잰걸음을 걸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진짜 욕 나오는 날씨”라면서 “벌써부터 퇴근길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대부분 패딩과 목도리, 장갑에 머리 위로 모자까지 덮어쓴 중무장 차림이었다. 강남역 출구 앞에서 만난 직장인 백계원(27)씨는 “너무 추워서 출근하기가 싫었다”며 “아침에 집을 나서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출근을 하긴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진규(35)씨도 “올겨울 들어서 가장 춥다길래 방한용 마스크까지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오전 서울의 기온은 영하15도. 방학을 맞아 강남에 있는 영어학원에 가기 위해 전북 군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는 김지은(19)씨는 “서울이 이렇게 추운 지 몰랐다”며 “진짜 너무 춥다”고 했다. 이날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는 계절학기를 듣는 대학생들이 주머니에서 핫팩을 꺼내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회사로 출근하던 이소연(28)씨는 “중간중간 스마트폰을 꺼내보지도 못할 정도로 손이 시렵다”며 “잠에서 깨자마자 나도 모르게 춥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로 춥다”고 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카페로 들어간 김학영(25)씨는 “친구를 만나러 신촌에 왔는데 너무 추워서 친구가 도착할 동안 카페로 피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신촌을 찾은 대학생 조가빈(23)씨는 “온몸이 얼어붙어서 쨍그랑 깨질 것만 같다”고 말했고, 김대연(24)씨도 “너무 추워서 체감온도는 이미 영하 20도를 넘어간 느낌”이라며 떨었다.
이날 낮에도 서울 영하 5도, 인천 영하 6도, 대구 영하 2도로 전국 대부분 지역 기온이 영하권이어서, 퇴근길 추위도 여전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12일 절정에 달한 한파는 토요일인 13일 오후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3일까지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매우 추울 것”이라며 “맹추위로 인한 가축 동사(凍死), 비닐하우스 작물 피해, 수도관 동파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