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대피 피로증' 캘리포니아, 산사태 대피령 무시했다가…

    입력 : 2018.01.12 03:02

    연이은 대피령에 주민들 시큰둥… 대피권고 따르지 않아 피해 키워
    17명 사망·24명 실종·300명 고립

    산불이 휩쓸고 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번엔 폭우에 이은 대형 산사태가 덮쳐 큰 피해를 낳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 지역의 호화 주택촌인 몬테시토에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산사태가 발생, 주민 17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실종됐다고 LA타임스 등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몬테시토가 속한 샌타바버라 카운티 지역은 지난달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은 곳이다. 최근 6개월간 한 번도 비다운 비가 오지 않아 매우 건조하고 지반이 연약해진 상태였다. 이곳에 지난 8일부터 15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몬테시토 로메로 캐니언 지역에 산사태가 발생, 주민 300여 명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토사에 갇혔다. 미 국립기상청(NWS) 예보관은 "산불로 숲이 타버린 지역에서 토양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몬테시토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로 한 주택이 진흙에 파묻혀 윗부분만 드러나 있다. 흡사 집이 땅속으로 주저앉은 모양이다.
    집앞으로 날아든 돌덩이들 -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몬테시토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로 한 주택이 진흙에 파묻혀 윗부분만 드러나 있다. 흡사 집이 땅속으로 주저앉은 모양이다. 호화 주택촌인 몬테시토에서는 지난 8일부터 15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민 17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실종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빌 브라운 샌타바버라 카운티 보안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색 끝에 시신을 추가로 발견해 사망자가 17명까지 늘었다"면서 "산사태 현장이 전쟁터처럼 처참했다"고 말했다. 주민 24명은 아직도 실종 상태이며 300여 명은 고립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소방대원들과 경찰 등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토사가 도로를 뒤덮어 헬기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고 당국은 전했다. 전날 토사가 뒤덮은 주택가에서 흙더미에 묻혀 있던 14세 소녀를 6시간 끝에 구출하는 장면이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수천만달러짜리 고급 주택이 즐비한 몬테시토 지역에서 이처럼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대형 산불로 대피했던 주민들이 이번에 또 대피령이 내려지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해 당국은 지난 8일 대피령을 발령했는데 대피 권고 지역 주민들이 거의 대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주민들의 '대피 피로증'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재난 당국 대변인 앰버 앤더슨은 "몬테시토에서만 가옥 100여 채가 완파되고, 300여 채가 부분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는 전선과 가스관이 끊어져 대다수 가구가 정전되고 가스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 샌타바버라와 LA를 잇는 101번 고속도로는 토사가 뒤덮어 45㎞ 정도가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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