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미달 사태 英육군 "약골·性소수자도 환영"

조선일보
  • 이철민 선임기자
    입력 2018.01.12 03:02

    다양성 강조하며 젊은세대 공략
    노병들 "이게 군인이냐" 한탄

    '성(性)소수자, 육체적 약골(弱骨), 여성 환영, 다양한 신앙에 따른 기도 시간 보장!'

    영국 육군이 10일 공개한 신병 모집 영상에서‘영국 육군은 가족 같은 분위기이며 동성애자여도 받아들이고, 눈물을 흘려도 괜찮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영국 육군이 10일 공개한 신병 모집 영상에서‘영국 육군은 가족 같은 분위기이며 동성애자여도 받아들이고, 눈물을 흘려도 괜찮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영국 육군 모병 영상 캡처
    갈수록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영국 육군이 '다양성'을 강조한 일련의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10일부터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매체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젊은 층의 다양한 취향을 최대한 소화하겠다며, 컨설팅과 제작비로 160만파운드(약 22억원)를 들였다.

    '일체감이란 이런 것(This is belonging)'이란 제목의 이 비디오물은 "동성애자(gay)도 되나" "울어도 되나" "기도할 수 있나" "내 말을 들어주나" "육체적으로 '수퍼영웅'이어야 하나" 등의 질문에, 모두 다 '오케이'라고 강조한다. '어떤 악조건도 견뎌내는' 기존의 군대 문화는 저물고 있다는 얘기다. 닉 카터 육군참모총장은 "사회도 변했고 16~25세 '백인 젊은이'였던 전통적인 모병 풀(pool)도 축소해, 전투의 효율성을 유지하려면 더 넓은 기반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1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영국 육군은 8만2000명의 정원도 못 채워 7만7500명에 불과하다.

    '역전의 용사'들은 흥분한다. "적을 죽이고, 이기려고" 존재하는 군이 허약하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란 사회 분위기나 맞추려 든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에서 싸웠던 한 퇴역 육군 대령은 BBC방송에 "가장 부족한 병력은 결국 적을 쏴죽이는 '더러운 일'을 하는 보병인데, 이런 영상으로 그런 목적을 이루겠느냐"며 '말랑말랑한' 모병 영상을 한탄했다.

    그러나 용기와 인내, 능숙한 '총질'로는 민간 용병회사밖에 갈 곳이 없어, 젊은이들이 군 기술직으로만 몰리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 지금의 영국군 성격은 식민지 무장반군과 싸웠던 1960년대와도 딴판이며, 훈련 위주의 '수비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섬 하나를 놓고, 영국군이 아르헨티나와 싸웠던 포클랜드 전쟁(1982)도 36년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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