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애슬론 총기도 성형시대… 원가 500만원, 고치는 데 200만원

조선일보
  • 정병선 기자
    입력 2018.01.12 03:02

    [평창 D-28] [올림픽, 요건 몰랐죠?] [20] 총기 모양 각양각색

    유럽 匠人들, 선수 몸에 딱 맞게 손가락 길이까지 측정해 개조
    개머리판 성형에 가장 공들여

    바이애슬론은 스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합한 종목이다. 총을 메고 설원을 전진하다가 표적지가 있는 사격장에서 총을 쏴서 승부를 가린다. 개인 경기를 제외한 스프린트 추적의 경우 표적을 맞히지 못하면 150m를 더 돌아가야 한다. 사격 한 발이 승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총기의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어떤 총은 개머리판이 일반 소총처럼 세모 형태이고, 어떤 총은 직사각형 네모 형태다. 개머리판에 구멍이 뻥 뚫린 총도 있고, 그렇지 않은 총도 있다. 취향에 따라 서로 다른 총을 쓰는 걸까?

    독일‘안쉬츠’사가 제조한 오리지널 총(위). 같은 회사에서 나온 총도 성형을 거치면 완전히 다른 모습(아래)이 된다.
    바이애슬론에선 총을 어떻게‘성형’하느냐가 메달 색을 바꿀 정도로 중요하다. 독일‘안쉬츠’사가 제조한 오리지널 총(위). 같은 회사에서 나온 총도 성형을 거치면 완전히 다른 모습(아래)이 된다. /안쉬츠
    바이애슬론에서 사용하는 총기는 수동 노리쇠 방식의 22구경 화약 소총이다. 무게는 최소 3.5㎏을 넘어야 하며 남녀 선수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현재 선수들이 쓰는 총기는 대부분이 독일 '안쉬츠'사에서 제조한 것으로 가격대는 500만원 전후다. 그럼에도 총의 모양이 제각각인 건 '집중 성형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총열을 제외한 전체가 성형 대상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성형 대국'이지만 최소한 바이애슬론에선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선수가 주문한 총이 제작되면 이 총은 곧바로 개머리판 개조에 동원된다. 선수가 총과 함께 상체의 길이, 어깨 넓이, 손가락 엄지와 검지의 길이까지 미세한 신체 사이즈를 촘촘히 적어 알려준다. 그러면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의 전문 목공 마스터들이 총기 개조 작업에 돌입한다. 이들 목공들의 성형 실력이 올림픽 메달을 결정한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총기 성형에는 대략 200만원 전후의 돈이 든다고 한다.

    개머리판 개조에 가장 중요한 건 어깨에 정확히 맞춰 사격할 때 미세한 반동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화약 소총은 50m 떨어진 표적의1.5㎝ 두께 합판도 관통할 정도로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또 크로스컨트리를 할 때 등에 짊어진 총이 엉덩이에 부딪히지 않게 개머리판 길이도 정확히 맞춰야 한다.

    박철성 대표팀 감독은 "어느 선수도 제작사가 내민 오리지널 총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성형 0순위는 개머리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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