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고등어 알레르기

  • 김양수 웹툰작가

    입력 : 2018.01.12 03:02

    김양수 웹툰작가
    김양수 웹툰작가
    어느 지방에 내려갔다가 볼일을 마치고 기차에 오르기 전, 유명하다는 장어구이집에 들러 식사를 했다. 기차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면서부터 얼굴이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다. 간혹 고등어나 꽁치를 잘못 먹으면 알레르기 탓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그 식당 양념에 그런 종류의 재료가 섞여 있던 모양이었다.

    그날따라 알레르기 반응은 훨씬 강력했다. 덜컥 겁이 나 친구 의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급성일 경우 기도(氣道) 쪽이 부어올라 호흡곤란이 닥칠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하필이면 약을 챙겨 오지 않은 터였고, 다급히 승무원에게 구급 상비약이 있는지 물었으나 준비돼 있는 약은 두통약이나 상처용 연고 정도였다.

    모든 병증에 처방이 가능한 구급 상비약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울 것이나, 알레르기·두드러기 약은 처방전 없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알레르기는 그 특성상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어찌 됐든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노릇. 기도하는 심정으로 다음 역까지 기다렸다가 바람같이 역 앞 약국으로 달려간 기억이 있다.

    [일사일언] 고등어 알레르기
    그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차나 비행기를 탈 때마다 "구급 상비약 중 알레르기 약이 포함돼 있느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그렇다"는 대답을 들어본 기억은 없다. 지금 나는 여행 중이다. 전날 짐을 싸던 와중에도 아내는 몇 번이나 "알레르기 약 챙겼느냐" 물어봤다. 두 통 챙겨왔다. 고등어를 스무 마리 정도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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