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강렬한 힘,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입력 : 2018.01.12 03:02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展
    방학 맞아 가족단위 발걸음 늘어

    ‘테이트명작전’에 전시중인 앙리 고디에 브르제스카의‘레슬링 선수’.
    ‘테이트명작전’에 전시중인 앙리 고디에 브르제스카의‘레슬링 선수’. /테이트 미술관
    "피카소는 부인을 이렇게 그려놓고 혼나지 않았나 몰라, 하하! 재미난 그림 많은 줄 알았으면 손녀를 데리고 올 걸 그랬어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한연자(66)씨와 이연희(65)씨가 파블로 피카소의 '목걸이를 한 여성 누드' 앞에서 깔깔 웃었다. 이 누드의 모델은 피카소의 두 번째 부인인 자클린 로크. 한씨는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손녀가 이 그림을 보면 분명 나처럼 즐거워했을 것"이라고 했다.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명작전―누드'는 방학을 맞아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전시로 꼽힌다. 이 전시는 로댕의 3.3t 대리석 조각상 '키스'를 비롯해 피카소, 마티스, 르누아르,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 미술사를 빛낸 거장 66인의 걸작 122점을 선보인다. 200년 누드 변천사를 보면서 신화와 역사, 시대를 함께 읽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몸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이야기할 수 있어 어른끼리 왔다가 자녀를 다시 데리고 온다.

    이날 테이트 명작전을 찾은 강형식(55)·이영경(51) 부부는 "전시가 끝나기 전 자녀들과 다시 한 번 올 것"이라고 했다. 강씨가 10대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은 프랑시스 그뤼베의 '욥'. 구약 성경에 나오는 욥은 여러 시험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믿음을 지키는 인물이다. 강씨는 "입시를 앞둔 아들에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인내하는 이 남자의 육체를 보여주며 힘을 주고 싶다"고 했다.

    정나영 소마미술관 학예부장이 자녀와 함께 보면 좋을 작품 5점을 추천했다. 우리 인체를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윌리엄 하모 소니크로프트의 '테우케르'와 앙리 고디에 브르제스카의 '레슬링 선수'. 청동상 '테우케르'는 그리스 최고의 궁사로, 호머의 트로이 전쟁에 나오는 영웅 중 한 사람이다. 창의적 방식으로 인체를 표현한 작품들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정 부장은 피카소의 '앉아 있는 누드'를 가리켜 "인간의 흔적이 거의 지워진 여성의 몸이 기계적으로 보인다"며 "고정된 관점(원근법)을 깨는 인체 표현의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데이비드 봄버그의 '진흙 목욕탕'은 "기하학적 형태와 강렬한 색채로 인체 표현을 했다"는 점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여인'은 "길쭉하고 단순화된 인체가 강력한 힘을 발산한다"는 이유로 뽑혔다. 전시는 2월 4일까지. 인터파크, 네이버, 티몬, 쿠팡에서 1만3000원 성인 입장료를 9000원에 판매한다. (02)801-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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