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시한부… 그는 여전히 인류 미래를 걱정한다

입력 2018.01.12 03:02

루게릭병 앓는 스티븐 호킹 박사
"지구 기후변화 계속 방치하면 사람 살 수 없는 금성처럼 될 것… AI도 인류 생존 위협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사람을 만나면 금성(金星)으로 여행해보라고 말하세요. 경비는 제가 내겠습니다."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76)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의 인터넷 방송사 큐리오시티스트림이 인터넷에 방영하기 시작한 다큐멘터리 '좋아하는 곳들(Favorite Places) 2'에 출연해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지구도 머지않아 금성처럼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옥과 같은 곳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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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난해 11월 21일 케임브리지대학의 토론 클럽인 케임브리지 유니언에서 연설하고 있다.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그는 온몸이 거의 마비된 상태로 눈꺼풀만 겨우 움직여 외부와 의사소통을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는 호킹이 좋아하는 장소들을 가상의 우주선을 타고 여행하는 내용이다.

호킹은 "40억년 전에는 금성도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었지만 온실가스가 대기에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표면온도가 섭씨 462도까지 올라갔다"며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02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금성의 바닷물이 모두 증발해 액체도 기체도 아닌 상태로 대기를 채워 표면에서 방출되는 열을 가둔 것도 온도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지구에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비판했다. 2015년 195개국이 합의한 파리협약의 골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섭씨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해 실천하자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새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날은 호킹 교수의 만 76번째 생일이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날 "사람들은 호킹 교수의 생일에 그의 건강을 걱정하지만 이 물리학자는 인류의 생존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킹 교수는 21세에 근육이 천천히 마비되는 희귀 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에 걸려 55년째 투병 중이다. 그는 현재 온몸이 거의 마비된 상태로 눈꺼풀만 겨우 움직여 느리게 외부와 의사소통하고 있다. 의학자들은 "ALS 진단 후 10년 이상 생존율은 10%에 불과해 호킹 교수는 아주 예외적인 사례"라며 "ALS로 근육은 마비돼도 인지(認知)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호킹 교수가 계속 건강한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호킹 교수는 최근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인공지능(AI)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에서 "이론적으로 컴퓨터가 인간 지능을 모방하고 뛰어넘을 수 있다"며 "인류가 대처법을 배우지 못하면 AI는 인류 문명사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 함께 "AI를 전쟁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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