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항'이 온다

조선일보
  • 김효인 기자
    입력 2018.01.12 03:02

    국내외 작가 미술작품 대거 전시
    3층 파빌리온엔 갤러리 스트리트
    기간별 기획전도 개최
    2터미널, 한 해 1800만명 이용객에
    특별한 문화예술 서비스

    오는 18일 문을 여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단순한 항공기 이착륙장을 넘어선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이용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11일 "인천공항은 2터미널 개항을 계기로 문화 공항(Culture-port)을 벗어나 예술 공항(Art-port·아트포트)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2터미널에서만 누릴 수 있는 국내외 작가의 현대 미술 작품 전시를 통해 여행객에게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경험과 감성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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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8일 문을 열 인천공항 2터미널 3층 출국장의 모습. 프랑스 현대 미술가 자비에 베이앙의 대형 모빌 작품이 여객들을 반긴다. 인천공항공사는 “수학적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2터미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항해자를 인도하는 별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베이앙의 작품을 비롯해 십여점의 예술 작품을 설치한 2터미널은 ‘예술 공항(art port·아트포트)’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인천공항공사 제공
    터미널의 첫인상을 결정할 3층 출국장에는 프랑스 현대 미술의 대표 주자인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의 대형 설치 작품이 전시된다. 베이앙은 프랑스 퐁피두 센터와 베르사유 궁전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작가다. 2017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프랑스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베이앙의 작품은 푸른빛 원형 구조물이 떠다니는 형태의 모빌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걸쳐 있는 텅 빈 공간에 설치돼 있어 어느 방향에서든 작품을 볼 수 있다. 베이앙은 이 작품에 대해 "떠남과 도착을 위해 경유하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만남을 가지는 또 다른 일상을 보내는 곳인 공항의 특징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여객들은 체크인 카운터에서도 예술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2터미널 11개 체크인 카운터 상단에는 '미리 보는 세계 여행'이라는 제목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가로 40m, 세로 70㎝의 이 스크린에서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한 세계 각국의 여행지 모습이 흘러나온다.

    면세 구역에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통해 여행객과 소통하는 미디어 조형물들이 설치된다. 터미널 곳곳의 유휴 공간도 예술품 전시 장소로 활용된다. 3층에 위치한 유휴 공간 2곳에는 김홍도, 고흐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그림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는 명화 미디어 아트가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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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 편의 시설 밀집 구간에는 국내 아티스트 지니 서의 작품이 걸린 ‘갤러리 스트리트’가 조성됐다./인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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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물 수취 구역에도 국내외 유수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인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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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 유휴 공간에는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가 설치됐다./인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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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물 수취 구역에도 국내외 유수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인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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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미널 외부의 진입 도로변에도 거대한 조각이 설치됐다./인천공항공사 제공
    3층에 위치한 편의시설 파빌리온(공간)에는 긴 구간을 활용한 '갤러리 스트리트'가 들어선다. 이 공간에는 지니 서 등 우리나라 예술가의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지니 서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와 협업해 싱가포르 에르메스 갤러리의 건물 외벽을 작업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의 작품은 2터미널 항공기 탑승구 인근 700m에 이르는 통로에 걸린다. 공항공사는 "터미널 동쪽 끝에서부터 서쪽 끝까지 새벽부터 황혼에 이르는 빛의 변화를 표현한 이 작품을 통해 여행객이 마치 구름 속을 산책하는 것과 같은 몽환적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도착한 여객이 가장 처음 마주치는 1층 수하물 수취 구역에는 활기찬 예술 작품이 여객들을 맞이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기념하는 작품 설치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미디어 아티스트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은 거대한 규모와 큰 소리가 특징이다.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기계음과 함께 물이 쏟아지는 순간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를 9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힌디어, 러시아어)로 표시한다. 김병주·강희라·박태호 등 국내 작가의 작품도 다수 전시된다.

    터미널 밖에도 작품이 놓였다. 2터미널 외부 진입도로변에 위치한 공터에는 높이 18m 규모의 남녀 조각상이 서있다. '하늘을 걷다'라는 제목의 이 설치 작품은 캐리어를 끌고 가는 여성과 가방을 메고 걷는 남성이 교차하는 장면을 묘사해 떠나고 도착하는 공항의 특징을 표현했다. 내부 진입 도로에는 이용백 감독의 미디어아트 '하늘 여행 길'이 이용객들을 반긴다.

    인천공항공사는 예술 작품 배치로 고객들이 여타 공항과는 다른 경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온·오프라인 '아트맵(art map)'을 운영하고, 기간별 기획전을 개최해 문화 예술 명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특별한 문화예술 서비스로 '다시 찾고 싶은 공항'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연간 1800만명이 넘는 국내외 여객이 찾는 인천공항 2터미널은 훌륭한 전시 공간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작가라면 누구나 전시하고 싶어하는 최상의 전시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공항도 예술과 접목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이미 미국 LA·샌프란시스코, 네덜란드 스키폴 등 세계적 거점 공항이 신규 터미널에 미술품과 미디어아트 작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특히 아시아 허브 공항 자리를 놓고 인천공항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싱가폴 창이공항은 지난해 10월 오픈한 제4 터미널에 국내외 미술품 6종을 배치하고 인천공항을 벤치마킹한 전통문화관(Peranakan Gallery)을 조성하는 등, 문화예술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향후 인천공항 내 소장 작품 수를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미술관 인증을 취득해 글로벌 아트포트 브랜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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