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되면..."투기 급감" vs "실현 어려워"

    입력 : 2017.12.28 16:10 | 수정 : 2017.12.28 16:34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직접적인 폐쇄는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일각에서는 국내 거래소가 폐쇄될 경우 해외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사고 팔면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절차상 번거로운 점이 많고 국외 송금 한도 때문에 투기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DB
    ◆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이외 다른 수단 있음에도 폐쇄한다는 건 과잉입법”

    28일 정부는 관계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고 가상화폐 관련 긴급대책을 마련했다. 회의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실명제 실시, 범죄 집중단속, 거래소 폐쇄 등을 논의했다.

    이 중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서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건의한 상태다.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는 앞으로 거래소 폐쇄를 포함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열어 놓고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정호석 법무법인 세움 대표는 “정부에서 거래소 폐쇄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냈다”며 “하지만 이는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높고 법안을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통과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과열된 가상화폐 시장에 일종의 경고를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거래소 폐쇄의 위헌 여부와 관련해서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건 재산권의 처분이나 사용 등을 금지하는 규제”라며 “불법적이거나 과열된 부분을 제한할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거래소 폐쇄라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건 과잉 입법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한경수 법무법인 위민 대표는 “재산권은 일정한 경우에 제한을 할 수 있지만 목적이나 수단이 적합하고 입법 내용이 지나치지 않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거래소 폐쇄 자체는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종현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근거 법령 없이 당국 차원에서 안 좋다고 생각해 폐쇄한다고 하는 건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 조사관은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해서 보유하던 재산이 사라지거나 계좌를 압수하는 건 아니다”라며 “현재 나온 내용만으로는 재산권 침해라고 하기는 어렵고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을 때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국내 거래소 폐쇄하면 해외로?…“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걸림돌 많아, 투기 급감할 것”

    현재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내 거래소를 폐쇄할 경우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매매를 하면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해외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는 국내와 해외 간 시세 차이로 돈을 버는 차익거래 때문에 관심이 높아진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걸림돌이 제법 많다. 우선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건 가능하다. 다만 한국 국적을 갖고 현지 은행을 통해 가상화폐 관련 계좌를 개설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안으로는 외국에 사는 지인에게 현금을 보내 가상화폐 계좌에 입금하도록 부탁한 다음 해외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매매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걸림돌이 있다. 친구 한 명 잘 사귀면 해결될 문제 같지만 이 대안의 장애물은 해외송금 한도다.

    현행법상 개인이 송금 목적에 대한 소명없이 해외로 보낼 수 있는 금액은 연간 5만달러(약 5500만원)다. 5만달러 이상이면 송금 사유를 밝혀야 하는데 어느 시중은행도 ‘가상화폐 구매’를 정당한 목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서강대 교수)은 “현재 과열된 가상화폐 시장에 규제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며 “거래소 운영에 있어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앞으로 더 큰 피해가 나오기 전에 거래소 폐쇄나 거래 실명제 등 조치를 취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