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럼프, 나프타 탈퇴 의사 발표할 것”…한·미FTA로 불똥 튈까

입력 2018.01.11 10:45 | 수정 2018.01.11 11: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탈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나프타를 유지하려는 캐나다와 멕시코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프타 조항을 수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10일(현지시각) 캐나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3일 열리는 6번째 협상에서 나프타 탈퇴 의사를 발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캐나다 소식통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나프타 탈퇴 의사를 발표한다고 해도 이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나프타 재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블룸버그
나프타 재협상의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이 제안하는 ‘일몰 조항(Sunset Clause·일정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규제의 효력이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가 5년마다 협정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정이 자동 폐기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역내 생산 비중이다. 미국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소재와 부품의 함량이 85%가 넘는 자동차에 한해서만 무관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는 62.5%가 넘으면 무관세를 적용받는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부품의 50%를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새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한 해 멕시코와의 무역에서 643억달러(68조원),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358억달러(38조원) 적자를 냈다. 멕시코는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캐나다 입장에서도 미국이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요구한 원인이자 멕시코가 나프타 폐지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공식석상에서 “나프타는 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발언하며, 폐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전세계와 맺은 FTA 재협상을 통해 4조달러(약 4284조원)를 회수하고, 이를 미국 기업을 위해 쓰겠다”며 모든 무역 협정을 다시 협상하겠다는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나프타 재협상에서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경우 한·미FTA 협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나프타는 폐기까지 6개월이 걸리지만 한·미FTA 폐기는 지금 결정하면 바로 끝”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더 데일리 비스트’는 트럼프가 나프타 재협상으로 골머리를 앓던 도중 충동적으로 한·미FTA 폐기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보여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미FTA 1차 개정 협상은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나쁜 협상보다 아예 타결 안 되는 것이 낫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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