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무명 끝에 '예능 잔다르크'로

조선일보
  • 최수현 기자
    입력 2018.01.11 03:49

    박나래, 7개 프로그램 고정 출연… 에세이도 출간 3주만에 3쇄 찍어

    단정한 검정 재킷에 속이 비치는 치마를 매치해 패션감각을 뽐낸 박나래.
    단정한 검정 재킷에 속이 비치는 치마를 매치해 패션감각을 뽐낸 박나래. /최문영 기자
    키 148㎝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개그우먼 박나래(33)는 요즘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TV 예능 스타다. MBC '나 혼자 산다', tvN '짠내투어' 등 고정 출연 프로그램만 7개(예정작 포함). 지난 연말 MBC 연예대상에서 여성으로는 8년 만에 대상 후보에 올랐다.

    에세이에 요리·인테리어 요령 등을 더한 책 '웰컴 나래바(bar)'는 펴낸 지 1주일 만에 1쇄 매진, 다음 1주일 만에 2쇄가 다 팔렸다. 10일 서울 서교동 북티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3쇄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바쁜 스케줄 탓에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을 도저히 소화할 수 없어 마련했다고 한다. 박나래는 단정한 검은색 정장 재킷에 다리가 훤히 보이는 시스루 치마를 입고 나와 재치 넘치는 패션 감각을 뽐냈다. 무명 생활 10년을 끝낸 소감을 묻자 "꿈 같다"고 했다.

    남자들이 단체로 출연하는 것이 보편화된 국내 TV 예능에서 박나래는 '잔다르크'라 불릴 만큼 독보적 존재다. 과감하고 유쾌하고 화려하면서도 잘 어우러진다. 전남 목포의 문방구 집 딸인 그는 어렸을 때도 당당함과 재치를 앞세워 부잣집 우등생들을 제치고 초등학교·중학교 학생회장에 당선됐다고 한다. 꿈을 품고 상경해 오디션에서 셀 수 없이 떨어지면서 "연예인 하려면 돈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단역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시절에도 하루하루 흥미진진하게 살았다"며 "돈이 없으니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술과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며 '나래바'라고 이름 붙였다"고 했다. 월셋집, 전셋집이라도 취향대로 꾸몄다.

    "등살·뱃살 접히는 사람은 푹 파인 옷 못 입나요?"라며 자신만의 돋보이는 스타일을 만들었다. 이런 일상이 토크쇼와 관찰 예능으로 알려지면서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그는 "무명 생활이 너무 길어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는 마음까지 먹었을 때 '반응'이 왔다"고 책에 썼다.

    박나래는 "여성 예능 출연자에게는 '여자가 뭘 저렇게까지 망가져' '여자가 왜 저런 얘기를 해'라는 시선이 늘 따라다닌다"며 "웃기고 싶은 욕망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다"고 했다. "방송 수준이 높아지고 개방적으로 변해가는 시점이 제가 인기 얻은 시점과 맞물렸어요. 저는 편견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늘 망가질 준비가 돼 있으니 시청자들도 편안하게 느끼나 봐요." 그는 "앞으로도 지금같이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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