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트럼프 정신 건강 논란… '수정헌법 25조' 적용 가능할까

입력 2018.01.11 03:29 | 수정 2018.01.11 03:30

대통령직 수행불가 등 규정 조항, 부통령과 장관 과반수 찬성 필요
내부 반란 없이는 축출 불가능
설령 직무정지 발동 되더라도 "직무 가능" 통보땐 바로 복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 건강'이 논란이 되면서 '미국 수정헌법 25조'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진 대통령을 쫓아낼 수 있게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버튼' 트윗과 백악관 이면을 파헤쳤다는 책 '화염과 분노〈사진〉'가 출판되면서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는 지난 7일 NBC방송에 출연해 "수정헌법 25조는 매일 백악관에서 '살아 있는' 개념이며, 일부 참모는 트럼프의 행동이 이 조항에 다소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 상태를 갖췄는지를 의심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미 수정헌법 25조는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대통령을 행정부가 물러날 수 있게 하고,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절차를 다룬 조항이다.

미국의 반(反)트럼프 진영 일각에선 여당인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의 다수당이라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 탄핵을 이끌어내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불가능'에 집중한 이 조항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수정헌법 25조에 따른 '트럼프 축출'은 불가능에 가깝다. 25조 4항에는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부통령과 장관의 과반수가 서면으로 작성해 상·하원에 보내야 한다. 그러면 부통령이 즉시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임명한 장관들 과반이 '내부 반란'에 동참하기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게다가 4항은 바로 이어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직무 수행 가능' 서한을 의회에 보내면 대통령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혼수상태, 실종, 납치 등의 진짜 '유고(有故)'가 아닌 한 이런 '반란'을 묵인할 까닭이 없다.

물론 부통령과 장관들이 다시 '대통령의 수행 불가능' 서한을 의회에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상·하원은 각각 '3분의 2의 찬성'으로 부통령의 대통령직 승계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의결 정족수는 대통령 탄핵과 같은 수치다. 따라서 수정헌법 25조를 통한 축출은 탄핵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다.

애초 수정헌법 25조는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피살을 계기로 대통령이 건강을 되찾더라도 직무 복귀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제정됐다. 25조는 작년 10월에도 거론이 됐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이 조항을 이용한 행정부의 반란 사태를 우려해 장관들의 '충성도'를 분석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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