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체재비·배·항공기 대줘도 제재 위반

입력 2018.01.11 03:08 | 수정 2018.01.11 08:09

[평창 올림픽 참가에… 美 "제재 위반은 없어야 한다"]

北대표단 육로 이동 유력… 파견될 최고위급 인사도 문제
"평창 참가비용 대주는 건?" 묻자 국무부 "나중에 답변하겠다"

우리 정부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필요한 편의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국제적 대북 제재와 충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미국 정부에선 "북한의 올림픽 참가 과정에서 대북 제재 위반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북한의 올림픽 참가 과정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 당국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공보담당 차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대화를 환영하지만 유엔 대북 제재를 어기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참가 비용을 대주는 것은 제재 위반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나중에 답변하겠다"고 했다.

①체재비 현금 지원은 불가

북한은 고위급 대표단 외에도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전례 없는 대규모 인원을 파견하겠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수단에 대한 비용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기타 인원에게 들어갈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10일 "조만간 문서를 통한 실무 협의와 남북 실무 회담을 통해 북한 대표단의 구체적 규모와 비용 지원 방식 등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지원 규모가 확정되면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은 우리 측에 여러 형태의 대표단을 보내면서 체재비 명목으로 현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량 현금(bulk cash)을 주는 것은 금지돼 있다.

②선박·비행기 이용도 어려워

북한 측 인원 이동을 위해 우리가 북한에 전세기나 유람선을 제공하는 것은 각종 대북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는 유엔 회원국이 자국 선박·항공기를 북한에 임대·전세로 내주거나 승무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우리 독자 제재는 북한에 기항했던 선박의 우리 항구 입항을 1년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이 자체 항공사인 고려항공 비행기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고려항공 역시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이다.

이 때문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등은 북한 대표단이 육로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방안을 최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 육로 관광에 사용하던 '동해선 라인'(원산~고성CIQ~속초~평창)과 도로망이 잘 갖춰진 '서해선 라인'(개성~도라산 CIQ~파주~평창) 등이 유력하다.

③'고위급 대표단' 결정도 난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될 만한 인사 중에 안보리나 우리의 독자 제재 대상이 많은 것도 문제다. 우선 고려 대상인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우리 독자 제재 대상이다. 우리 정부는 "여행 금지 조치는 아니므로 오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역시 제재 완화를 상징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대남 문제를 총괄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최휘 당 근로단체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은 안보리 대북 제재 명단에 포함돼 있다.

④출·입경 휴대품 검색 의무

안보리 대북 제재 2270호는 모든 회원국이 북한을 출발했거나 북한으로 가는 모든 화물을 검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북한 승객의 짐도 포함된다. '인도적 목적'이라고 규정하면 예외를 적용할 수 있으나, 대규모 북한 인원이 입·출경할 때는 문제 소지가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