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도 최저임금 부담… '야간진료' '휴일진료' 없앤다

    입력 : 2018.01.11 03:04

    [최저임금 도미노 파장]

    인건비 크게 늘자 진료시간 단축, 추가 부담 줄이려는 병원 속출
    초과근무 수당 늘자 강제 반차도… 직장인 환자들 "그간 편했는데…"

    대구의 한 산부인과가 지난 1일부터 토요일 진료 시간을 오후 1시까지로 줄인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이 병원은 오후 4시까지 진료를 봤다.
    대구의 한 산부인과가 지난 1일부터 토요일 진료 시간을 오후 1시까지로 줄인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이 병원은 오후 4시까지 진료를 봤다.

    의료기관에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다.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평일 진료 시간을 줄이거나, 토요일 진료는 아예 중단하는 동네 의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간호조무사 등 직원 30여명을 둔 대구 A산부인과는 지난 1일부터 토요일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보던 진료 시간을 오후 1시까지로 3시간 줄였다. 병원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16.4%나 올라) 진료 시간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토요일의 시간당 임금은 평일의 1.5배여서 당장 토요일 진료 시간부터 줄인 것이다. 이 병원은 간호조무사의 연장 근무를 줄이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는 반나절씩 강제로 쉬게 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개인별 근무시간을 줄인 것이다. 한 직원은 "급여는 그대로인데 같은 시간대 일하는 직원들이 줄면서 일 부담만 커졌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은 특성상 주 6일 근무와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연장 근로가 많은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직원 한 명당 최대 월 40만원 넘게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근로시간을 줄이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B의원은 16.4%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난 지 한 달 뒤인 작년 8월부터 오후 9시까지이던 진료 시간을 30분 단축한 데 이어 올 1월부터는 다시 30분을 줄여 오후 8시까지로 단축했다. 이 의원 원장은 "퇴근 후 직장인들을 위해 밤늦게까지 진료했지만 인건비가 올라 야간 진료가 어려워졌다"면서 "내년에는 최저임금 상황에 따라 진료 시간을 더 줄일 수도 있다"고 했다.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저출산으로 아기가 줄어 환자가 매년 급감하는데, 인건비까지 올라 진료 시간 단축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C의원은 환자가 비교적 적은 목요일엔 아예 휴진하기로 결정했고, 서울의 D의원은 목요일 오후엔 휴진키로 했다. 일산의 E내과의원은 진료 시작을 오전 8시 30분에서 오전 9시로 늦춰 진료 시간을 줄였다. 대구의 F외과의원은 평일 근무 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한 시간 단축하고, 토·일요일은 아예 휴무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미옥(33)씨는 "아기 때문에 회사에서 오후 반나절 휴가 내고 동네 의원에 갔는데, 진료 시간이 줄면서 환자들이 붐벼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진료 시간이 줄어든 병원 홈페이지엔 "일요일에 아이가 아파도 믿고 갔는데, 앞으로 일요일에 병원 찾으려면 고생할 수밖에 없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올해 병원 수가(진료비)는 3.1% 오른 반면 최저임금은 16.4%나 올라 인건비 비중이 큰 동네 의원들은 진료 시간 단축, 휴진일 확대 같은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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