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대보험 좋은 줄 누가 모르나… 알바생 절박함 외면하는 고용부

입력 2018.01.11 03:04

곽수근 사회정책부 기자
곽수근 사회정책부 기자

10일 오전 고용노동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마련한 '일자리 안정 자금'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정부가 최저임금 16.4% 인상 충격을 줄이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 자금'을 도입했지만, 영세 사업주와 근로자가 4대 보험 가입 조건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안정 자금 신청을 꺼린다는 보도 등에 대해 고용부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일자리 안정 자금은 월급 190만원 미만인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3만원을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고용보험 등 4대보험을 가입해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월 157만3770원)을 받는 근로자가 올해 새로 4대 보험에 가입할 경우, 4대 보험료로 사업주는 약 15만원, 근로자는 약 13만원을 각각 부담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커서 지원 신청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고용부 담당 국장은 "사회보험료 일부는 근로자에게 적립되는 것"이라며 "올해 사회보험료 경감 혜택도 커 이번 기회에 사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보험료를 부담으로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청년들은 혜택이 바로 돌아오지 않는 국민연금 보험료 등이 부담돼 사회보험 가입을 꺼린다'는 지적엔 "가정주부들도 국민연금을 임의가입으로 많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도 일찍부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영세 사업주나 근로자가 일찍 미래를 준비해야 좋은 것을 몰라서 4대 보험 가입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당장 생계가 급한 데다, 올해만 지원하는 한시적 혜택이고 내년엔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 노사가 대부분 "안 받고 말지…" 하는 것이다.

고용부는 이날 이 같은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어떤 답도 내놓지 못했다. 담당 국장은 내년에도 계속 지원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릴 위치가 아니다" "경제부총리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9일 기준 신청 건수가 650여건에 불과한 것에 대해선 "1월 급여 지급이 중하순에 이뤄지기 때문에 그 이후 신청이 몰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가 영세사업주와 저소득 근로자의 절박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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