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스포츠 컬링, 운동화 대신 구두 신는다

    입력 : 2018.01.11 03:04

    [평창 D-29] [올림픽, 요건 몰랐죠?] [19] 컬링화의 비밀

    처음엔 옷도 정장 차림이 에티켓
    구두 스타일 유지하되 기능 향상… 바닥 한쪽은 미끌, 또 한쪽은 까끌

    컬링 초창기인 19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사진(위). 신사 차림 선수들이 구두를 신고 있다. 한국 오은수(아래쪽)도 구두 스타일 컬링화를 신었다.
    컬링 초창기인 19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사진(위). 신사 차림 선수들이 구두를 신고 있다. 한국 오은수(아래쪽)도 구두 스타일 컬링화를 신었다. /세계컬링연맹·연합뉴스
    아이스하키 선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무장하고 빙판에 선다. 스케이팅 선수들은 몸에 착 달라붙는 첨단 유니폼을 차려입고 총성을 기다린다. 이런 모습을 보다 컬링장에 가면 일반인처럼 차려입은 '올림픽 선수'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이들이 빙판에 오를 때 운동화도 아닌 구두를 신은 걸 보면 의문을 갖게 된다. 동계·하계 올림픽에 숱하게 많은 종목이 있지만 구두 신고 경기하는 종목은 컬링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들은 왜 스포츠 경기에 구두를 신고 나가는 걸까.

    16세기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한 컬링은 겨울철 얼음이 언 호수 위에서 돌을 가져다가 서로 쳐내는 단순한 놀이였다. 그러다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때 처음 남자 컬링 경기가 열리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올림픽 종목의 자격을 가진 컬링은 '신사의 겨울 스포츠'로 불렸다. 세계컬링연맹의 컬링사(史)에 따르면 당시의 컬링 선수들은 옷차림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했다. 19세기 후반 컬링 사진을 보면 말끔한 정장에 구두를 신은 중년 신사가 빗자루를 든 모습이 나온다. 구두를 신고 컬링하는 것은 기본적인 '컬링 에티켓'에 속했다.

    이후 컬링이 대중화되면서 복장은 좀 더 자유롭게 변했다. 스포츠 종목으로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장 차림으론 승부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선수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지금은 상·하의를 편한 복장으로 착용한다. 하의는 트레이닝복을 입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신발만큼은 과거 '신사의 에티켓' 전통이 그대로 남아 이어지고 있다. 업체들도 컬링화를 대부분 구두 스타일로 제작해 판매한다.

    컬링은 구두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기능은 업그레이드했다. 컬링화를 살펴보면 양쪽 바닥이 다른 '짝짝이'다. 한쪽 바닥은 미끄러운 '테플론' 재질이고, 다른 쪽 바닥은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 재질이다. 선수들은 빙판에서 이동할 때 미끄러운 테플론을 바닥에 대고 고무 재질 신발 쪽으로 얼음을 밀어내며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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