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은 경제 낙관, 고용 지표는 역대 최악

조선일보
입력 2018.01.11 03:18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다시 소득 주도 성장을 강조했다. 근로자 월급을 올려주면 이 돈이 돌아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일부 학자들의 가설이 소득 주도 성장이다. 실패한 이론이지만 한국에선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그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단기적으로 일부에서 부작용이 있겠지만 이 고비만 넘으면 제도가 안착하고 경제도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 말대로 되면 좋은 일이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영세 기업들은 고용 인원을 줄이고 있다.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는 일도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급을 올리고 상여금을 깎기도 한다. 지난 12월 정부 사이트 구인(求人) 수가 17%나 추락한 것이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실업자는 평균 102만8000명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구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48만 3000명으로 역시 역대 최고다. 청년 실업률도 9.9%로 역대 최고다.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감원하거나 신규 채용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운 업체에 국민 세금 3조원을 지원한다지만 대부분 안 받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기쁜 소식'이라며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했다. 실제로는 3000명이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7000명은 자회사 정규직이 된다. 물론 합리적 자체 판단이 아니라 대통령 지시 사항을 억지로 이행한 것일 뿐이다. 이런 일자리를 계속 만들겠다는 것인가.

일자리 만드는 방법은 이미 증명된 것이 있다. 규제를 개혁하고 노동 등 구조 개혁을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고 기업이 뛰게 만드는 것이다. 새 정부는 그 반대로 하면서 공무원을 늘린다고 한다. 이들에게 주는 월급은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뼈를 깎아 번 돈이고, 국민이 어려운 호주머니를 털어 내는 돈이다. 대통령 회견에서 경제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입에는 쓴 약(藥)에 대해서도 한마디는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세금으로 무엇 해준다'는 복지 얘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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