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200억 KLPGA, 성장지체인가 에너지축적인가

    입력 : 2018.01.09 17:04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KLPGA 제공
    KLPGA 투어 수준에 걸맞는 상금 규모는 과연 얼마일까.
    KLPGA 투어는 2016년 200억 대를 돌파했다. 그로부터 3년, 총상금은 여전히 비슷한 규모에 머물러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가 8일 올시즌 투어 스케줄을 발표했다. 대회 수 30개, 총상금 약 207억 원, 평균상금은 6억 9000만 원 규모다. 207억 원은 지난해와 같은 액수. 역대 최다는 2016년의 212억 원이었다. 33개 대회로 총액과 대회수 모두 역대 최다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는 21세기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남자골프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던 여자골프는 1998년 박세리 돌풍을 변곡점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세리키즈' 열풍 속에 1999년 전년도(7억8000만원)의 2배가 넘는 18억9000만원으로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후 2012년 100억원(111억6000만원)대 고지를 정복하며 전성기를 알렸다. 거침 없는 상승 추세에 올라타자 2016년 200억 고지를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년이었다. 총 상금 200억원은 여자프로골프투어의 산업화를 상징하는 수치였다. 유럽여자프로골프(175억원)을 넘어 미국(780억원) 일본(385억원)에 이어 세계 3대투어로 자리매김 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총 상금 규모는 2016년을 정점으로 3년째인 올해까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대회 수나 총 상금규모는 엇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를 정체라고 봐야할까. 다소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한다. 배경에는 '화수분' 같은 뉴 스타들의 지속적 탄생이 있다. 해외무대 진출 선수가 많지만 새 살 돋아나듯 끊임 없이 실력파 새내기들이 등장했다. 김효주→전인지→박성현→이정은→최혜진 등 슈퍼루키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끊임 없는 스타 탄생이 리그 확장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KLPGA의 혁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여자프로골프가 산업으로서 가치가 있음을 기업고객에 지속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그래야 후원사가, 후원 액수가 늘어난다. 여전히 '기업 회장님들의 골프 사랑'에 기대 대회를 유치할 수는 없다. KLPGA는 '지난해 열린 30개의 대회 중 3개 대회가 열리지 않는 대신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3개의 스폰서가 신규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체 후원사를 찾았으니 됐다'는 인식은 안일하다. '3개 후원사가 왜 빠져나갔는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바운더리를 국외로 넓혀 현지 기업과 세계적 기업 등의 후원을 유치함으로써 세계속의 KLPGA 대회를 만들려는 노력도 더 필요하다.
    혁신은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 당장 아마추어리즘 부터 탈피해야 한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나온 벌타논란과 선수 집단반발 속에 내려진 1라운드 취소 사태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후원사의 의지를 꺾는 중대한 실수다. KLPGA 위상 추락은 더 큰 문제다. 국제적 조롱거리가 되는 투어가 국제적 상품이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실수' 이후 지금까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인식은 사태의 원인이자 결과였다.
    언제까지 '선수 기량' 자랑만 하고 있을 것인가. '화수분'처럼 유망주가 지속적으로 배출된다고 해서 KLPGA가 선진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가족과 후원사의 헌신 등 개별적 요행에 기대온 성장은 아닐까.
    자본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만 따진다.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투어인지 한번쯤 냉정하게 자문해봐야 할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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