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 의혹을 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된 군사 협력, 원전(原電) 사업 갈등 등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한·UAE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전면적 전략 관계'로 격상시키고 경제·군사 등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관계를 증진한다는 양국 간 합의를 발표했다.

민감한 외교 현안에 대해 직접 답하기보다 양국 간 관계 증진을 보여줌으로써 의혹을 우회적으로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칼둔 청장의 임 실장 면담과 문 대통령 예방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칼둔 청장의) 임 실장 면담이나 대통령 예방에서 '친구' '진실' 등의 용어가 수십 차례 등장할 정도로 아주 훈훈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의혹에 대한 청와대 입장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대화는 아주 짧았고, 다양한 미래 관계를 논의하는 데 90% 이상 집중됐다"며 "우리가 의혹을 해소하는 방법은 양국 간 긴밀한 이야기를 놀랄 정도로 많이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 실장이 왜 UAE를 갔는지에 대해서는 하나도 소명된 것이 없다"고 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원전을 둘러싼 논란 등 모든 의혹들이 완전하게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임 실장은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