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둔, 최근 불화 빗대 "결혼은 안좋은 걸 극복하는 것"

    입력 : 2018.01.10 03:04 | 수정 : 2018.01.10 07:56

    [文대통령·임종석 실장 만나]

    칼둔 "두 나라는 이혼 불허하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 언급에… 文대통령 "뜨겁게 사랑하자" 화답
    UAE 방문 요청도 수락

    외교·국방 차관급 '2+2 대화'로
    기존 군사협력 유지·보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는 3시간 넘게 오찬 회동을 했다. 칼둔 청장은 무함마드 UAE 왕세제(王世弟)의 핵심 측근으로 지난달 10일 임종석 실장이 왕세제를 만났을 때 배석했다. 청와대는 왜 임종석 실장이 지난달 특사로 UAE를 급하게 방문했고, 이번 칼둔 청장 방한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양국의 외교·국방 차관급이 참여하는 '2+2 대화'를 시작하기로 하는 등 기존의 군사 협력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칼둔 청장은 이런 과정을 굴곡이 있는 '결혼 생활'로 언급하며 양국 간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UAE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며 UAE 의혹도 사드나 위안부 합의처럼 '봉합, 봉인'이라는 말로 넘어가려 했다.

    ◇문 대통령, 아크부대 언급하며 "형제 관계"

    문 대통령은 칼둔 청장을 만나 UAE에 파견된 한국의 아크부대 이야기를 꺼냈다. 정치권에서는 아크부대를 포함해 이명박 정부 때 체결한 한·UAE 간 군사 지원 협력을 현 정부가 바꾸려 하다가 양국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아크부대 이름처럼 진정한 형제 국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칼둔 청장은 군사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관계를 증진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정부에서 체결된 군사 협력을 지속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군사 협력 관계를 크게 바꿀 일은 없을 것"이라며 "'2+2 대화를 통해 기존 군사 협력을 유지·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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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칼둔 청장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오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갈등의 최종 정리는 한·UAE 간 정상회담 때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에게 "무함마드 왕세제께서는 대통령님이 UAE로 방문하길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고 모든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방문 요청을 수락했다. 정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문 시점을 우리가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原電) 준공식 때인 연말로 전망했지만, 문 대통령은 UAE 방문을 이보다 서두를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UAE 간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바라카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칼둔 "이혼할 수 없는 결혼 했다"

    앞서 임 실장과 칼둔 청장은 서울 성북구의 가구박물관에서 3시간 30분 동안 오찬을 겸해 회동했다. 실질적 이야기는 두 사람 간의 회동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칼둔 청장은 한·UAE 관계를 '결혼'에 비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칼둔 청장은 결혼 생활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안 좋은 도전을 화합해 극복하는 게 결혼 생활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에게도 "두 나라는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하자"고 답했다. 결혼 이야기는 양국 간에 안보·경제적으로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이 관심을 가지는 의혹들은 아주 짧게 이야기됐고 나머지 90%는 다양한 미래 관계들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임 실장 특사 파견 의혹을 둘러싼 한국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실장은 "한·UAE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이해한다"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왕정국가인 UAE는 정상 차원에서 이뤄진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양국 관계의 격상을 강조했다. 임 실장은 기자들에게 "중동에서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UAE와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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