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응원단·예술단·태권도시범단까지… 北, 다 보낸다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8.01.10 03:04 | 수정 2018.01.10 07:48

    [남북 고위급 회담]

    - 매머드급 평창 파견 공세
    北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3차례 대규모 여성 응원단 파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처럼 선수단 등 체류비 지원하면 '대북 경제제재 위반' 논란일 듯

    북측이 9일 고위급 회담에서 언급한 '올림픽 대표단'의 규모는 막대하다.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외에도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8개 그룹으로 이뤄졌다. 실제 이대로 파견된다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이전 인천 아시안게임이나 부산 아시안게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도 상당 규모의 선수단과 응원단 등을 파견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예술단과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까지 한꺼번에 파견한 적은 없다. 전례 없는 선수단 파견은 북한의 평화 공세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강도 국제 제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통해 핵·미사일 압박과 제재를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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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분계선 넘어오는 北대표단 - 리선권(가운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북 고위급 회담 참석을 위해 9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면서 우리 측의 구본석(왼쪽에서 둘째) 연락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앞으로 열릴 후속 실무회담을 통해 개·폐막식 공동 입장 외에 북측 대표단의 입국 경로, 신변 안전 보장, 체류비 지원 등의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체류비 지원의 경우 국제 제재 위반 논란을 어떻게 피할지가 관심이다.

    北 '여성 응원단' 올까

    이날 우리 측은 북측에 공동 응원단 구성을 언급했다. 공동 응원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 처음 이뤄졌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열린 경기에 출신 성분이 좋고 가무에 능한 여성들로 구성된 응원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도 응원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온 적이 있다.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금성학원 학생 신분으로 응원단(100여 명)에 포함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응원단 파견 문제가 논의됐으나 체류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이번에는 대규모 여성 응원단이 올 가능성이 높다.

    체류비 지원은 제재 위반 논란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 보도문 주요 내용
    우리 측 회담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남북 관계와 국제사회 관례에 따라 북에서 오는 분들에게 필요한 편의를 제공키로 했다"고 말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남북 민간 교류 확대와 대회 성공 개최 지원' 명목으로 통일부가 남북협력기금 9억4000만원을 의결해 5억5000만원을 집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 선수단·응원단을 지원할 경우 국제 제재 위반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는 2016년부터 본격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2014년 당시에 비해 대폭 강화된 상황이다. 이번에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올림픽 대표단 체재비를 우리가 지원할 경우 그 금액부터 상당할 전망이다. 제재 위반 논란도 클 것으로 보인다.

    북 선수단 어디로 오나

    북한 올림픽 대표단의 방남(訪南) 경로는 조만간 열릴 실무 회담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육로 입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로 입국은 금강산~고성 도로를 이용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평창까지 오는 방안이 유력하다. 육로 입국은 항공편이나 선박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대북 제재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이던 작년 1월 "북한 선수단과 임원단이 육로나 철로로 내려오는 등 특별히 의미 있는 구체적인 평화의 상징으로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금강산 육로를 통해 입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문순 강원지사 등은 크루즈선을 북에 보내는 방안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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