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트럼프 장벽'… 美, 엘살바도르 이민자 26만명 체류권 박탈

입력 2018.01.10 03: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년 가까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머물러온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26만명의 체류 권한을 박탈하기로 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 강화와 함께 합법 이민자에 대한 벽도 계속 높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8일(현지 시각) 미 국토안보부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더 이상 갱신해주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TPS는 지진·가뭄 등 대규모 자연재해나 내전을 겪은 나라 출신자가 미국에 임시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인도적 제도다. 공화당 정권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990년 도입했다. 2001년 대형 지진 피해를 본 엘살바도르 국민도 이 제도의 혜택으로 미국으로 대거 이동했고, 역대 미국 정부는 관행적으로 시한을 연장해 상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엘살바도르 지진 피해는 상당 부분 복구됐다"며 "오는 3월 만료 예정인 엘살바도르인들에 대한 TPS를 내년 9월까지 18개월 동안만 유예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TPS는 지금까지 총 10개국, 40여만명에게 발급됐는데 엘살바도르 출신이 절반이 넘는다. 지난해 아이티 출신 6만명, 니카라과 출신 2500명에 대해 같은 결정을 내렸고, 온두라스 출신 5만명에 대한 TPS도 곧 만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조치로 미국 내 노동력 상실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 피해 복구공사를 하고 있는 건설 회사 마렉브라더스 대표는 "우리 회사가 엘살바도르인 29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그들이 없어진다면 복구 작업을 끝내기 어렵다"고 NYT에 말했다. 엘살바도르인들이 미국 내에서 낳은 19만2700명 미국 시민권자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인도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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