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대화 평창 넘어 북핵 폐기로 갈 수 있나

조선일보
입력 2018.01.10 03:20

9일 남북회담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공식 확정됐다. 남북은 공동 보도문에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긴장 해소를 위한 군사회담 개최, 남북 관계 모든 문제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해결한다는 3개 항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끊겼던 서해 군 통신선도 복구됐다. 북이 왜 갑자기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두가 안다. 남북대화를 바라는 한국 정부와 북핵 폐기를 바라는 미국 정부 사이를 벌리는 계기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북이 평창으로 오는 이상 이 기간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만으로도 북의 평창 참가는 의미가 있다. 북이 다른 정상 국가들과 같은 모습으로 올림픽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정말 중대한 문제는 북한 비핵화다. 북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했다고 핵을 포기할 리가 없다. 우리 측은 이날 북측에 비핵화를 강도 높게 제기하는 대신에 형식적으로 언급한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도 북측 단장은 비핵화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북은 핵을 폐기할 생각도 없고 비핵화 문제를 남한과 논의할 생각도 없다는 뜻이다. 이게 진짜 현실이다.

폼페이오 미 CIA 국장은 8일 "과거 역사는 이것(북의 대화)이 속임수(feint)라는 걸 보여준다. (대화는) 김정은의 (핵) 전략적 전망에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9일 뉴욕타임스의 칼럼 제목은 '북한이 남한을 또 갖고 놀고 있다'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평창올림픽이 지나면 심판의 시간(a time of reckoning)이 올 것"이라고 했다. 북이 평창올림픽을 이용해 어떤 쇼를 해도 결국 북핵 문제는 '진실의 순간'을 맞을 수밖에 없으며 그 시기는 늦어도 올해 중반일 것이다.

일단 시작된 남북대화를 북핵 폐기 협상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북으로서도 그 길밖에 없다. 남한 정부를 이용해 대북 제재를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남북대화의 목적이 북핵 폐기라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북이 끝내 핵 폐기 대화에 응하지 않을 때의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이날 남북이 올림픽 개회식 공동 입장에 의견 접근을 하면서 개최국 국기인 태극기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2전3기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유치한 우리 올림픽의 개막식에서 우리 태극기를 볼 수 없게 되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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