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일 피란민의 수도'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되나

입력 2018.01.09 03:03

문화재청, 유네스코 신청 위해 대통령관저·정부청사 등 8곳
잠정 목록에 조건부 등재

6·25전쟁 당시 피란수도였던 부산의 근대 건축·문화유산이 문화재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 잠정 목록으로 선정됐다. 부산시는 "문화재청이 시가 신청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하 피란수도 부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을 위한 잠정 목록에 조건부 등재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을 위해 근대 유산이 신청 목록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문화재청에 등록된 잠정 목록 16개는 모두 조선시대 이전의 것들이다.

부산시는 6·25전쟁 발발 후 1953년 8월 15일 정부가 서울로 환도할 때까지 1023일 동안 대한민국 수도로서 역할을 수행한 역사적 유산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관련 신청서를 지난 11월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부산시 측은 "부산이 대한민국의 성공적 전후 복구와 안정된 경제성장의 발판이 된 대표적 도시이자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최초로 참전한 유엔의 젊은 용사들의 넋이 잠들어 있는 '인류애 실천 장소'로 알려져 있는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 잠정 목록으로 선정된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 피란수도 당시 국립 중앙관상대로 활용된 부산지방기상청, 부산근대역사관(위부터 시계 방향). 부산시는 “유엔의 젊은 용사들이 국제 평화를 위해 최초로 참전한 곳이라는 데 의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 잠정 목록으로 선정된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 피란수도 당시 국립 중앙관상대로 활용된 부산지방기상청, 부산근대역사관(위부터 시계 방향). 부산시는 “유엔의 젊은 용사들이 국제 평화를 위해 최초로 참전한 곳이라는 데 의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

해당 피란수도 부산의 근대유산은 임시수도대통령관저(경무대), 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임시중앙청), 부산지방기상청(국립중앙관상대), 부산근대역사관(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 부산항제1부두(부산항제1부두), 부산시민공원(하야리아 기지), 워커하우스(주한유엔지상군 사령부), 재한유엔기념공원(유엔묘지) 등 8곳이다. 문화재청은 현장 실사 후, 문화재위원회(세계유산분과)에서 잠정 목록 등재 여부를 최종 심의한 뒤 유네스코 등재 신청을 결정하게 된다.

김형찬 부산시 창조도시국장은 "올해 상반기 조건을 충족해 잠정 목록 등재 결정을 받고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에 대한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역사적 자료를 추가로 찾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등재 이유와 논리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2021년 문화재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록 대상으로 선정된 뒤 2025년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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