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결식아동은 서울 '급식카드'가 부럽습니다

    입력 : 2018.01.09 03:03

    [영덕 사는 7세 동우, 방학 내내 지원해준 냉동식품 반찬만 먹어]

    도시에선 급식카드로 식당 이용
    학부모 "한창 클 아이에게 매번 통조림 반찬 해주기 미안해"
    서울선 학원 지원도 다양한데 시골엔 태권도뿐 "방학이 싫어요"

    저소득층 아이들은 마냥 방학을 반기지만은 않는다. 학교 급식이 끊기고, 학원에 가는 친구들과 달리 딱히 갈 곳이 없다. 도시와 비교해 시골 아이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하다. 한 달에 한 번 지원받는 식자재로 버틴다.

    "서울에서는 먹고 싶은 걸 골라서 사먹을 수 있어요?" 지난달 말 경북 영덕군에서 만난 동우(7·가명)가 반찬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이날 홍군의 식탁에는 데운 냉동 떡갈비와 계란 프라이, 김치가 놓여있었다. 동우는 "엄마 따라서 포항에 갔을 때 먹은 돈가스 도시락이 정말 맛있었다"고 했다. 어머니 홍모(50)씨는 "매번 냉동 식품과 통조림으로 만든 반찬뿐"이라고 했다.

    한 달 한 번 식재료 받는 시골 아이들

    동우는 어머니 홍씨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는 동우가 태어나기도 전에 홍씨를 버리고 떠났다. 홍씨는 몸이 아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다. 한 달 기초생활수급비 80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동우의 집에는 한 달에 한 번 라면 5개, 계란 한 판, 주스 1.5L 2병과 만두, 떡갈비 등 냉동식품 몇 종류가 배달 온다. 하루 한 끼 4000원 분량의 한 달 식재료다. 영덕군에서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결식아동에게 지원해주는 혜택이다.

    기초수급비와 배달된 식재료로 식사를 준비한다. 기초생활수급비는 대부분 생활비로 쓰다 보니, 매 끼니 지원받는 냉동식품이 주메뉴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밥상에 올릴 수 없다. 홍씨는 "다른 집 아이들은 방학이 지나면 훌쩍 큰다고 한다. 동우는 방학이면 키가 주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동우는 "방학이 싫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결식아동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에 차이가 있다. 서울 등 대도시는 결식아동들에게 한 끼 5000원을 사용할 수 있는 '아동급식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급식카드로 식당·편의점에서 음식을 먹거나 식자재를 살 수 있다. 농촌 지역 아이들은 대부분 한 달에 한 번씩 식자재를 제공받는다. 식권을 받아도 이용할 편의점이나 식당이 없다. 쉽게 상하는 과일이나 야채 등을 공급받지 못한다. 냉동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홍씨처럼 아이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는 가정도 많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 부모님이 집을 비우면, 요리를 하지 못하는 가정의 아이들은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 간편 조리식을 배달받아 먹는다.

    갈 곳 없는 아이들

    방학이 되면 시골 아이들은 더 갈 곳이 없어진다. 도시 아이들은 온종일 여러 학원을 다니느라 진이 빠진다. 시골 아이들은 이런 '학원 뺑뺑이'가 부럽다고 한다. 동우는 정부 지원으로 태권도장을 다니고 있다. 집 근처에 태권도·검도 도장밖에 없어 다른 걸 선택할 수 없다. 영어·수학 같은 학원은 엄두를 못 낸다.

    도시의 저소득층 아이들은 방학 때 지역아동센터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곳에서 자원봉사 대학생 등으로부터 공부도 배운다. 하지만 시골엔 이런 지역아동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마저도 신청 방법을 잘 몰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강원도 고성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중학생 김모(14)군은 영어 학원에 다니는 게 꿈이다. 군에서 학습지, 학원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연세가 많은 할머니는 지원 혜택이 있다는 것을 잘 몰랐다. 강원도 고성군 관계자는 "복지 프로그램의 경우 본인 신청이 원칙"이라며 "주변에서 신고를 받고 가서 확인 후 지원하거나 대상자들에게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도 고성군에 아동 전문 민간복지단체는 한 곳에 불과하다. 한 민간복지단체 관계자는 "담당자 한 명이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 소재지 전체를 관리해 시골에 있는 아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놓치기도 한다"고 했다.

    [결식아동 돕고싶다면…]

    국제 구호 단체 기아대책은 소외 계층 겨울나기 캠페인 '희망 온'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2월 1일 시작해 올 2월 말까지 3000여 가정과 50여 곳의 사회복지 시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은행명: KEB하나은행
    계좌번호: 353-933047-37437
    예금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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