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지르고 병원 탈출… PC방 달려간 게임중독 고교생

입력 2018.01.09 03:03 | 수정 2018.01.10 08:03

'경보 울리면 문 열린다'는 것 알고 입원해 있던 폐쇄병동에 방화
게임하다가 1시간만에 붙잡혀

게임 중독으로 폐쇄 병동에 입원해 있던 고교생이 불을 질러 병원을 탈출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A(19·고교 3년)군을 현주 건조물 방화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8일 밝혔다. A군은 7일 오후 4시 20분쯤 입원해 있던 대구의료원 신관 6층 폐쇄 병동 병실의 침대 위 베개에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A군이 입원해 있던 신관 6층 폐쇄 병동 환자 등 5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화재 경보가 울리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문이 열리자 환자복 차림으로 택시를 타고 동구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사복으로 갈아입은 A 군은 집 부근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주소지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에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A군은 지난 4일 게임 중독 등으로 대구의료원에 입원했으며, 그 전에도 같은 증상으로 몇 차례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처럼 게임 중독이 각종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4년 50대 남성이 게임 접속이 차단되자 해당 게임 업체에 휘발유를 들고 찾아가 불을 지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015년 4월에는 최모(당시 17세·고교 중퇴)군이 집에서 누나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살인 미수)로 구속됐다. 최군은 평소 게임 중독 증세를 보였으며, 범행 직전 팔, 다리 등 신체를 흉기로 훼손하는 내용의 게임 동영상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에 중독돼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2년 게임 중독에 빠져 PC방 화장실에서 낳은 아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화단에 버린 2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아이를 버린 이후에도 PC방을 돌아다녔다. 지난해 4월 한 살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B(당시 31세)씨 부부는 길게는 하루 12시간씩 PC방에서 게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은 마약·도박 중독과 비슷하다"며 "게임 의존성이 커져 쾌락을 얻으려고 범죄까지 벌이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으로 심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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